현대문학관 감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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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참고하시면 좋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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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저기 저곳에 이상이라는 시인을 발견한다. 역시 마음이 가는 호남형 청년이다. 그러나 이것은 요절(夭折)의 반증일 것이다. 철학가의 분위기를 물씬 지닌 그의 우수에 찬 눈동자. 사실은 선명하게 보이지 않아 그래 보인 것일 수 도 있다. 그의 자화상을 본다. 헝클어진 머리 너무 간결해서 슬픈 선(線). 그것은 시대를 잘못타고난 한 불우한 천재의 고뇌일 것이다. 이상의 시를 대하면서 가장 곤혼스러웠던 것은 띄어쓰기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혼자만 알고싶지만 그곳에서 발견한 실마리를 털어놓는다면 그의 자필원고에 일본어가 상당히 많이 섞여 있었는데 일본어에는 띄어쓰기가 없다고 한다. 그래서 그렇게 오늘날까지 알려진게 아닐까? 하고 혼자 결론짓고 웃는다. 넓지 않은 그곳을 둘러보고 그 당시에는 문예인들의 교류가 참 폭넓었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나는 지금 내곁에 나의 시상과 시를 이해하고 같이 개똥철학을 공유할 누군가가 있는가. 갑자기 홀로 남겨진 기분이다.

그곳에 특별전시되고 있던 화가의 그림은 참으로 난해했다. 소설가 전경린은 말로 다 할 수 없는 풍경도 있다며 소설의 그림화를 은밀히 받아들인다고 초입에 밝혀놓았다. 소설로도 다 할 수 없는 풍경은 그림으로도 다 할 수 없는 것이다. 나는 恃에 사랑도 슬픔도 음악도 그림도 풍경도 이미지도 담고 싶다. 그리고 그 문학관의 시인들처럼 기억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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