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지옥의 묵시록'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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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을 겪지 않은 우리세대에 전쟁은 멀게만 느껴지는 단어임에 틀림이 없다. 하지만 요즘 텔레비젼이나 신문 등 각종 매스컴에서 떠들어대는 것이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전쟁이다 보니 어쩌면 “전쟁”이라는 단어에 무감각해진 것일 수도 있다. 사실 분단된 한반도에서 살고있는 우리가 전쟁에 더 민감해야 하는데도 말이다.
나는 학교를 다니면서 주위 사람들을 통해 미국과 관련된 전쟁역사에 대해서 많은 것을 듣고 배웠다. 또 요즘 들어 세계평화만을 바란다는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어쩌면 본질은 다른 곳에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차츰 고개를 들고 있던 시점이었다.
이런 시기에 “지옥의 묵시록”을 보게 되었다. 너무 긴 영화라서 한번 본 것만 가지고서 영화에 대한 감상문을 쓰는 것은 무리가 있는 것 같다. 사실 영화를 보다가 잠이 든 시간이 영화를 본 시간과 맞먹는 것 같다. 하지만 그 반쪽짜리 영화감상도 정말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지독하다고 밖에 표현할 수밖에 없는 영화라고나 할까?
이 전에 블랙호크다운이라는 전쟁영화를 본 적이 있다. 개인적으로 불쾌감이 드는 영화였다. 다분히 미국적인 시각에서 미군들의 피나는 전투뿐이었고 그 영화에서 전쟁에 정의는 없었고 단지 미국이 헤치워야 할 적군들이 있을 뿐이었다. 전쟁의 참혹함을 다뤘고 쓸모없는 소모전이라는 의미도 주었지만 결국은 미군에 의해 주도되는 전쟁이었다.
그러나 이 지옥의 묵시록은 불쾌감이 아닌 뭔가 찝찝한 것을 남겼다. 극적인 어떤 것을 남기지는 못했지만 얼마간은 머리 속을 맴돌 것 같은 무엇인가를 말이다. 전쟁이란 것이 도대체 무엇이길래 이렇게까지 전쟁의 광기로 가득찬 인간의 이중성과 나약함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단 말인가?
정말 사실적이었다. 이 영화는 전쟁의 승자, 정의 등 시시콜콜한 명분에 대해서 말하지 않는다. 그저 전쟁이 얼마나 참혹하고 비참한 것인지만 말할 뿐이다. 중간 중간 삽입되는 충격적인 장면에 할말을 잃었다. 한마디로 그곳에 나오는 배역들은 전부다 미쳐 버리고 만 사람들의 광기를 스크린 밖으로 표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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