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역사란 무엇인가, 전태일 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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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신문이나 TV등 여러 미디어에서 작고 사소한 사건 하나가 큰 파장을 가져올 때 흔히 ‘나비효과’라는 말이 쓰인다. ‘브라질에 있는 나비의 날개짓이 미국의 텍사스에 토네이도를 발생시킬 수도 있다’라는 뜻을 갖고 있는 이 단어(이론)는 초기 조건의 미세한 차이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점점 커져서 결국 그 결과에는 엄청난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잘 표현해 주고 있다. 우리가 써 온 역사에도 분명 이와 같은 ‘나비효과’를 갖고 온 특별한 개인들이 존재한다. 과거의 수많은 왕들과 아인슈타인으로 대표되는 천재 과학자들, 처칠이나 링컨 등 정치가들과 레닌, 마오쩌둥 등의 혁명가들 등등 역사의 흐름을 바꾸어놓은 특별한 사람들 말이다. 특히 전제주의시대였던 근대 이전에는 이같은 현상이 더욱 심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특별한 개인 모두가 역사를 바꾸어놓았다고 할 수 있을까? 하나만 예를 들어 보자. 서양에서는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로 인해 종교개혁이 일어남과 동시에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그러나 우리는 서양보다 200년이나 앞서 금속활자를 만들었으나 그러한 사회변화는 일으키지 못했다. 고려시대에 금속활자란 단지 왕과 부처를 칭송하기 위해 만들어진 특수한 물건에 불과했다. 이처럼 어느 한 사건이나 인물이 사회의 변화를 몰고오기 위해서는 시대가 요구하는 것과 일치해야 한다. 역사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이 물줄기를 바꾸어놓기 위해서는 지나치게 앞서 나가지도, 뒤떨어지지도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전태일은 이와 같은 의미에서 한 시대를, 한 사회를 바꾸려고 노력했으며 또한 바꾸어놓은 사람이다. 한명의 희생으로 모든 사람들이 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면 기꺼이 희생하겠다는 그의 인간애는 1960,70년대―인간은 없고 오직 발전만을 위해 존재했던―사회의 전환점이 되었다. 수많은 노동자들이 고통받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앞서서 그 현실을 이야기하지 못할 때 그는 분신으로 자신의 뜻을 표현했고 그의 희생에 말미암아 노동자들의 실태를 전 사회에 알릴 수 있었다. 비록 단시간내에 기록적인 처우 개선은 이끌어내지 못했지만 전태일로 인해 노동자들에게 사회의 관심이 모아졌다는 것만으로도 비약적인 발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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