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독후감] 개(내 가난한 발바닥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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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의 노래를 썼던 작가 김훈이 새로운 소설 “개(내 가난한 발바닥의 기록)”을 들고 우리들 곁으로 찾아왔다. 우리가 주변에서 쉽게 접하고 친밀한 대화 상대였던 개를 모습이 책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글은 그들이 얘기하고 보고, 말하는 것이었다. 하나의 동물인 개, 그들의 시각 속에서 담아낸 소설은 우리들의 시각이 아닌 동물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얘기하고 있었다. 우리들 곁에서 친근하게 접하고 얘기하고 즐거움을 주는 개의 모습을 그려낸 책은 오랜만에 소설을 읽는 맛을 선사하고 있었다.진돗개 보리는 눈으로 바라본 세상은 잔잔하지만 따뜻한 세상속의 풍경을 그려주고 있었고, 보는 우리들의 눈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처럼 느껴졌다.
김훈의 소설에서는 이전과는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보통의 소설과는 다른 어른을 상대로 하는 동화를 들려주는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내가 아는 한 어린이가 아닌 보통의 독자들에게 이런 얘기를 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오히려 그 남다른 점이 묘하게 거부감을 일으키지 않고, 더 재밌게 느껴졌다.
영리한 진돗개 '보리'가 사람들의 얘기를 알아듣고, 사람들의 세상을 이해하고,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바라보며 느끼는 점들을 얘기하고 있다. 왠지 모르게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느낌이 있긴 했으나 나름대로 괜찮았다. 사람들 사는 모습을 개가 얘기하는 게 더 솔직하고 정직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리'의 눈에 비친 사람들 세상. 가난한 한 가족의 모습. 개발과 개발에 내몰리는 가난한 사람들. 하루하루 생계를 위해 어렵게 사는 사람들. 그러면서도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 참된 모습과 거짓된 모습 두 가지를 가진 모순된 사람들. 이런 것들을 평화롭고 잔잔하게 진돗개 '보리'는 말하고 있다.문득 소설을 읽다가 이 책 속에서 나타나는 마을의 소재가 있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보리가 뛰어놀던 들기, 돼지마을, 농촌마을, 그리고 한 장의 수채화나 동양화처럼 눈앞에 선명하게 그려지는 이미지는 작가의 상상력이 아닌 마을 속에서 직접 바라보면서 썼을거란 느낌이었다. 소설 속에선 낮은 구릉이 넓게 펼쳐진 소박한 농촌의 풍경이 나오고 향긋한 내음이 스며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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