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시인 천상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연극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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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천상병 `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연극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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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가 낀 듯한 무대 위 붉은 조명, 붉지만 탁하지 않고 투명한 깊음을 느낀다. 슬퍼하는 가족들의 모습에서 귀천을 노래하는 싱어들의 목소리에서 아주 깊은 슬픔을 느낀다. 세상에 없는 하얀 새가 날아 간 듯한 슬픔. 그의 하얀 웃음이 그의 웃음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듯하였다.’
공연을 보는 내내 어떠한 상황에서 동요치 않는 그의 진실 되고, 때 묻지 않은 마음과 생각이 내 마음에 호소하는 것 같았다. 그는 지극히 인간적이었지만 세상과 타협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시인의 변치 않는 마음과는 달리 표현적인 면에서 자극적이고 현실적으로 가까이 다가오는 부분들이 있었는데, 그것은 그의 때 묻지 않은 웃음과 친근한 사투리와 웃음, 동백림 사건 이후 고문의 휴유증으로 얻게 된 장애들이었다. (고문하는 장면에서도 굉장히 현실감 있었으나 피하고 싶은 장면이어서 인지 마음은 닫고 있었다.)배우가 특별히 천상병 시인의 역을 잘 소화해 낸 이유도 있을 것이다. 그의 때 묻지 않은 모습, 사회와 타협하지 않은 모습은 분명 배우가 연기하기가 힘들었을 텐데 그 배우는 그것을 알았는지 시인을 연기하지 않고 천상병 그 자신이 되어 있었다. 그는 그 시인의 웃음을 웃었다. 티 없이 맑은 하얀 웃음은 더러운 것을 물에 씻어 버리는 느낌이 들게 하였다.
공연은 섬세하게 계산되어 극의 흐름이 끊이지 않고, 연극이나 오페라 등 라이브 공연에서만 볼 수 있는 공간을 초월한 동시성을 보여줬다. 한 무대에서 다른 상황이 벌어졌지만 이야기는 천상병을 중심으로 한 맥을 이어가고 있었다. 하나의 상황만을 보게 된다면 시인의 상황과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할 이야기들을 위해 관객의 입장에서 미리 고려한듯하다. 눈은 바쁠지 모르나 중요도의 1,2위를 함께 보여줌으로써, 앞 뒤 순위로 나열되는 듯한 지루함에서 해방시켜주었다. 내용면에서 중요한 부분이 다음에 나오는 지루한 중요하지 않는 부분 때문에 완성도가 떨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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