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극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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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극장전 개인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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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영화는 불편하다. 쉽게 이해되지 않기 때문. 김기덕 감독까지는 아니더라도 감독의 속내를 확인하려면 ‘생각을 해야’ 한다. 도대체 한 번 봐서는 무슨 얘기인지 모르겠고, 적어도 두 번은 봐야 조금 알 것도 같다. 영화를 보며 감독 의도만 짚어내려 혈안이 돼있는 건 영화보기에 그다지 좋지 않은 취미 아닐까 싶다가도 홍상수 영화를 보면 항상 그 ‘생각’이란 걸 하게 된다. 주인공의 무심한 행동이 바로 `무엇‘ 때문일 것이라는 ’생각‘에 이르면 자기 만족감이 생긴다고나 할까? 불친절한 감독의 친절한 배려이다.
<극장전>은 졸면서 봤다. 특히 엄지원과 김상경이 대화를 나눌 때 이미 잠이 들어버렸다. 홍상수 영화에서 되풀이 돼 나타나는 술자리 장면, 이젠 그냥 안 봐도 저러다 어찌 되려니 라는 결말을 알아서인지 스르르 눈이 감겨버렸다. 깜박 졸았던 잠에서 깼을 땐 벌써 엄지원과 김상경이 일을 치르고 알 수 없는 대화를 나눌 때였다. 가끔은 음담패설 같기도 하고, 가끔은 사랑에 빠지는 찰나를 그릴 수 있을 것 같은 술자리 대화 신, 이번 영화에서는 그냥 넘겼다. 그리고 단지 한 번 보고 옛 영화를 떠올리며 끄적거려 본다.
도대체 홍상수 감독은 왜 관객이 쉽게 보도록 영화를 안 만들까? 롱테이크로 생각할 시간을 많이 주는데도 불구하고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다니. 그만큼 인간 심리를 쉽게 이해할 수 없다는 의도인가? 수학 공식은 외워서 공부해 풀면서 영화는 그냥 아무런 사전 학습 없이 보려는 간사한 욕구를 비웃기라도 하나?
홍상수 주인공들은 대체로 완곡 어법으로 얘기한다. 유난히 섹스 장면에서만 거르지 않은 dirty word (야한 말) 들이 튀어나와 좀 당황스럽다. 그래서 옛날엔 홍상수 감독 영화는 야한 영화로 입소문을 타니깐 홍보된다고 생각한 적도 있다. 인물들의 에둘러 말하는 방식이 왜 침실에서는 거침없이 혹은 담담하게 전개되는지 그것도 영화에서 드는 의문 중 하나다. <여자는 남자는 미래다>에서도 성현아는 유지태에게 덤덤하게 말을 건넨다. 그 외에는 도대체 무슨 심리인지 남자를 아리송하게 만들었던 여자가 침대 위에서는 솔직한 여자처럼 돌변하는 것이다.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너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두 가지로 분류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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