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덕사]수덕사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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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를 따라 비봉.. 서산을 지나 해미IC로 빠져나왔다. 해미읍성쪽(개심사 가는 길)으로 길을 잘 못 들어 차를 돌려 우회한다.... 어느덧 수덕사 입구. 일주문과 구부러진 노송들이 보인다. 차를 세워두고 일주문을 지나며 주변의 나무들을 바라봤다. 산수유와 벚나무 꽃봉오리엔 물이 꽤 올라있었다. 약간 젖어있는 흙 사이로 이름 모를 작은 풀들이 얼굴을 내밀며 우리를 먼저 반겼다. 몸을 구부려 아주 살짝 만져봤다. 금강문에서는 무서운 금강역사가 눈을 부라리며 우리를 쳐다본다. 주먹을 쥐고 금방이라도 칠 듯 노려본다. 불법을 수호하는 사천왕들이 늘어선 사천왕문과 2층으로 된 황하정루 밑을 지나 높은 계단을 올라서니 드디어... 대웅전의 고풍스런 모습이 눈앞에 나타났다. 수덕사의 백미는 바로 이 대웅전에 있다. 우리나라 고건축물 가운데 지금까지 남아있는 고려조 목조건축물은 많지 않은데 내가 알기로는 `안동 봉정사 극락전`과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 그리고 세 번째 오래된 목조 건축물이 바로 이 `수덕사 대웅전` 이다. 물론 국보로 지정되어 있다. `한국건축사`시간에 수덕사는 산지가람의 전형이고 대웅전은 건축적 가치가 매우 큰 귀중한 문화유산이라고 배웠다. 수덕사는 백제 때 창건된 절로 임진왜란 때 대부분 소실되고 이 대웅전만 남아 있는데 나머지 주변 건물들은 그 후 중건된 것이라 한다. 수덕사 대웅전의 외관적 형태는 우선 `맞배지붕`.. `주심포 양식`.. 그리고 `배흘림기둥`이 특이하다. 맞배지붕은 그저 `ㅅ`자 지붕이다. 간결한 형태. 다포식은 화려하고 섬세한 여성미가 있는데 반해 주심포 양식은 간결하며 골조미, 남성미가 느껴진다. 대웅전은 앞면이든 옆면이든 모두 골조가 솔직하게 드러나 정갈함과 정제된 비례미를 느낄 수 있었다. 간단한 공포구조와 부재들의 아름다운 곡선은 대웅전의 건축미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 같다. 외부에 그대로 노출된 서까래나 공포는 오히려 새로 단청을 입히지 않아 나무가 간직하고 있는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오른쪽의 명부전 앞에서 비스듬히 바라보는 대웅전 옆면은 벽면이 주는 아름다움을 한 층 더 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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