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상문]결혼은미친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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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결혼은미친짓이다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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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영은 친구가 준비해준 맞선에서 연희를 만난다. 맞선 자리에서 으레 오고갈 법한 형식적인 이야기들을 나누며 상투적인 맞선 코스를 밟는 듯하나 밤이 늦은 두 사람, 오고 가고 택시비 아낀다며 여관으로 직행한다. 영화는 두 남녀가 우연히 만나 사랑을 나누고 사랑에 빠지고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는 이야기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이 둘 사이에 ‘결혼’이 끼어들어 있다는 것이다.
준영은 영문학을 가르치는 대학 시간 강사다. 준수하고 외모 멋지다. 세련됐다. 매너도 좋다. 그러나 돈은 그다지 많지 않다. 당찬 포부나 미래에 대한 의지도 없어 보인다. 한 사람에게 구속되는 게 싫어 결혼도 싫다. 연희는 잘나가는 커리어우먼이다. 당차다. 역시 세련됐다. 섹시하다. 그러나 욕심이 많다. 조건 좋은 남자와 결혼해서 어떻게든 행복하게(?) 살아야겠다. 사랑과 현실, 어느 한쪽도 포기하긴 싫다. 두 사람은 연희가 결혼 한 후에도 사랑을 이어간다. 의사 사모님으로 으리으리한 주택에서 살면서 주말에는 옥탑방에 달콤한 신혼집을 차린 주말부부로 연희는 현실과 사랑을 오간다. 현실 속에선 사회적 조건(남의 눈에 그럴싸한 체면)과 물질적 욕망(부, 돈)을 충족시키고 사랑 속에선 외로움을 달래며 낭만적 감성의 욕구를 충족시킨다. 참 이기적이다. 이기적이긴 준영도 마찬가지다. 준영은 현실의 욕망들로부터 얼핏 자유로워 보이나 그 역시 그 자유를 위하여 연희를 잡지 않는다. 결혼하여 아무것도 아닌 것들로 싸우며 사랑을 소모하고 점차 서로 지겨워지는 그런 것들이 그는 역겹다. 겉으론 무덤덤한 척 하지만 주말이면 섹시하고 요리 잘 하는 애인이 저절로 찾아와 주는데 왜 굳이 결혼하려 들겠는가. 우렁이 각시를 집에 묶어두려 했다간 오히려 영영 사라져버릴지도 모른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그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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