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허생전을현대화한작품

소개글

2005년 12월 K대 기말고사 리포트 A+자료입니다.
제가직접 쓴것이고요, 개인적인 생각도 많이 포함되었습니다.
중복자료아니니걱정말고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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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허선생은 퉁명스럽게 말을 툭 던지더니 길게 누워 버렸다. 더 알 필요가 있겠느냐는 몸짓이었다. 부인은 부엌으로 나와 묻어둔 곡식단지를 열고 감춰두었던 쌀을 꺼내려고 했다. 쌀이 없었다. 그래도 오래간만에 찾아온 남편을 굶길 수는 없었기에, 급히 버스를 타고 동대문에 사는 동생에게 돈을 꾸러 갔다.
“괜찮다면 내게 돈 좀 꾸어줄래?”
동생은 뭐가 놀라운지 눈을 휘동그렇게 뜨고 아까 형부가 돌아왔다고 말하지 않았냐고 물었다.
“무슨 말이야?넌 형부가 돈이라도 싸 짊어지고 돌아온 줄 아는 모양이지? 말도마라. 나갈때하고 똑같이 바싹 마르고 거지꼴을 하고 왔는데…”
“언니는 아무것도 모르나봐. 소문도 못 들었어요? 등잔 밑이 어둡다더니….형부가 집을 나간 오년동안 뭘 했는지 정말 몰라요?”
“무얼했겠니? 너희 형부 할 줄 아는 거라곤 배고픈거 참고 위세 떠는거하고 글 읽는 거 뿐인데…돈 생기는 일이라곤 해본일이 없어. 그럴 생각이 아예 없는 사람이야”
“똑똑히 들어요. 형부가 무턱대고 변부자를 찾아가서 통성명도 하지 않고 1억원을 꾸어 달라고 했대요. 변부자는 두말 않고 내줬다나요. 어음도 안받고 이름조차 묻지 않았대요. 그런데 며칠전에 나타나 십억원을 가져와 갚았다는 거죠. 지난 오년의 이자까지 셈한 거라고 하고선.”
부인은 도대체 뭐가 뭔지 종잡을 수가 없었다. 황황히 일어나 나오려는데 내 꼴이 측은했던지 동생은 오만원을 주었다.
“미안해요. 내 마음대로 줄 수 있는 돈은 그거뿐이에요.”
동생의 말이 변명만은 아닌 줄 알았으므로 고마웠으나 고맙다는 말도 하지 못했다.
“오년동안 십억원을 벌어 모두 변부자를 갖다 줬다구….”
머릿속이 활활 끓어올랐다.
사람들은 허선생을 뛰어난 인재라고 했다. 능히 천하를 경영할 재주가 있다고 칭찬하는 이도 있었다. 그러나 남편이 죽는지 사는지 아내가 모르고, 아내가 죽는지 사는지 남편이 모르면서 뛰어난 인재가 되는 거라면 그 뛰어난 인재라는 말은 분명 이 세상에서 쓸모없는 존재라는 뜻이리라. 이 세상이 돌아가는 법칙이란 그렇게 복잡하고 어려운 것은 아닐 것이다. 사람이 행복하게 살며, 자식을 낳아 기르고, 또 그 자식에게 자취를 감춰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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