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사]서평-아랍인의 눈으로 본 십자군

소개글

십자군 전쟁. 반대로 해석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십자군의 이미지는 성지를 탈환하러 나선 거룩한 성자라는 이미지가 우리네의 지배적인 견해이다. 이 책은 이러한 유럽 사람들의 견해가 아닌 아랍인들이 십자군에 대해 본 것과 느낀 것을 토대로 서술한 글이다.
이 자료는 아랍의 역사, 십자군에 관하여 알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있어 유용한 자료가 될 것이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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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지난 2004년, 이라크를 ‘악의 축’으로 규정한 미국은 두 번째로 이라크 침공을 단행한다. 풍부한 이라크의 석유를 자기들 손에 넣으려는 의도를 가진 미국은 이라크가 대량의 인명을 살상할 수 있는 생화학무기와 핵을 보유하고 있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물론 핵이나 생화학 무기는 발견되지 않았다. 따라서 이라크전쟁은 결국 자원을 확보하여 자신들의 이득을 챙기려는 침략 전쟁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이는 성지 회복과 위기에 처한 동로마의 그리스도 교도들을 구원하자는 십자군 전쟁과 놀랄 만큼 비슷하다. 물론 ‘현대판 십자군 전쟁’에서는 미국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는 것만 제외하고 말이다. 인류 역사상 십자군 전쟁처럼 마치 ‘오페라의 유령’에서 가면 속에 그 추악한 얼굴을 감추고 사는 에릭과 같이 허울 좋은 명분 아래 그 이면에는 기독교 교단으로서는 정말 감추기에 급급한 치부이자 추악한 학살극이었다는 사실이 감춰져 있다는 게 잘 알려지지 않은 사건도 찾아보기 힘들다. 굳이 비교해보자면 스페인 정복자들의 중남미 문명 파괴 정도랄까.
그렇지만 아직까지도 십자군의 이미지는 성지를 탈환하러 나선 거룩한 성자라는 이미지가 우리네의 지배적인 견해이다. 그리고 아랍 세계는 상대적으로 억울하게 비난받고 무시를 당한다 정수일, 「이슬람 문명」, 창작과 비평사, 2002, pp. 29~32
. 지난 걸프전만 해도 우리는 일방적으로 미국의 편을 들어 그들을 성토하기에 바빴고,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전쟁 비용의 일부를 부담하기까지 했다. 이라크의 대사관이 서울 한복판이 버젓이 있는 우리의 수교국인데도 말이다. 이는 그 동안 우리의 서구 중심적인 생각과 자료의 편중이 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작가인 아민 말루프는 이러한 사실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 가아하게 성토하고 있다. 레바논에서 태어난 그는 조국의 내전을 피해 27세 때 프랑스로 떠나 정착해야 했다. 소설가이자 역사가인 그는 대중에게 역사를 알려 서방과 아랍 세계의 갈등을 치유코자 하는 신념을 갖고 있으며,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균형적인 서술로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이 책도 그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작가는 이러한 서술을 통해 자신의 신념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참고 자료

아민 말루프, 김미선 옮김, 「아랍인의 눈으로 본 십자군 전쟁」, 아침이슬, 2002
정수일, 「이슬람 문명」, 창작과 비평사, 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