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여자 정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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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정혜를 보고난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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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정혜 는 우애령 씨의 단편 소설 ‘정혜’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감독은 영화의 제목을 정할 때 그냥 ‘정혜’라고 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영화를 보는 동안 영화의 전반적인 모습에서 알 수 있는 것 같다. 그것은 단순히 여자라는 주인공 정혜를 그리기 보다는 한 사람으로서의 정혜를 그리고자 한 것 같다. 사실 ‘여성영화’라는 이미지가 강할 듯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 영화는 여자는 물론 남자, 아이는 물론 어른까지 해당될 수 있는 은유를 내포하고 있다. 반면 원작은 ‘여자’인 정혜에 대한 심리, 주변 묘사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었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작가 지망생 남자에 대한 정혜의 심리 묘사였다. 영화가 몇 번의 만남과 간결한 대사, 아주 작은 제스춰만으로 상황을 묘사했다면, 원작은 상당히 자세하게 두 사람의 대화 장면, 그리고 남자에 대한 정혜의 감정 변화를 잡아냈다. 이렇게 ‘여자, 정혜’는 내용도 스타일도 원작과는 많은 변화를 보이지만 영화와 원작 속에서 보이는 섬세한 감정 표현과 은유적인 기법들은 그 유기성을 많이 가지는 것 같다. 원작과의 또 다른 차이점이라고 하면 정혜를 바라보는 시선과 등장인물들의 비중에서 알 수 있다. 영화는 우리가 정혜를 가까이서 지켜보면 그녀의 감정 변화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면 원작은 우리에게 모든 정혜의 감정을 설명해 주듯이 읽어 준다. 그리고 원작에서 등장하는 아버지가 영화상에서는 사라져 버렸다. 이에 대해 감독은 “원작에는 아버지가 냉정한 분, 엄마는 조용한 사람으로 나타났는데 엄마에게 사랑을 많이 받은 사람을 유약하게 성장해 폭력에 별 저항을 할 수 없는 성격을 갖는 배경이 된다.” 하였다. 이런 감독의 답변은 영화 전반에서 정혜가 사회 속에 합류하지 못하는 설정에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원작과 동일하게 나타나는 고양이가 나타난 순간부터 엄마를 떠올리며 상처의 기억을 불러오며 상황을 치유하고 세상에 나아가려는 것을 의미한다. 고양이의 등장은 정혜의 내면 발현의 동기가 된다.
전체적으로 비교해봤을 때 얻어지는 것은 만일 영화에서도 정혜의 감정을 세밀하게 묘사했다면, 정혜는 한 남자에 의해 구원을 받는 셈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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