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페터 슐레밀의 신기한 이야기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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슐레밀 역시 그림자를 잃기 전까진 그것의 소중함을 알지 못했다. 그러나 회색 양복을 입은 사나이가 나타나, 결코 돈이 떨어지지 않는 행운의 주머니를 슐레밀의 그림자와 맞바꾸자는 제안을 하는데, 이에 슐레밀이 선뜻 응하는 것에서부터 그의 비극은 시작된다.
회색 양복을 입은 그 악마 같은 사나이에게 슐레밀이 그림자를 내준 대가로 얻은 것은 끊임없이 금화를 만들어내는 신비스러운 주머니이다. 평범하고 주목받지 못하던 슐레밀은 이 주머니를 가짐으로써 이제 모든 이들이 부러워할 만한 재력가가 된 셈이다. 그러나 그는 그림자가 없다는 이유 하나로, 사회에서 소외되고 정당한 인간 대우를 받지 못한다. 이것이 그림자를 팖으로 인해 그에게 내려진 저주이다.
슐레밀은 그림자를 잃고 나서야 비로소, 이 세상에서 그림자를 지니지 않은 인간은 절대로 다른 인간들과 어울려 살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림자 대신 그가 얻은 건 사람들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돈이다. 돈, 즉 이 세속적인 것을 지닌 인간이 어찌 세속을 떠나 살 수 있겠는가. 결국 부와 명예의 끈을 놓지 못할 바에야 사람들 속에서 스스로가 그림자 없는 인간임을 처절하게 숨기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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