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심리학]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 : -죽음에 대한 양가적 태도에 관하여

소개글

죽음에 대한 양가적 태도를 심리학적 관점에서 분석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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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요즘 드라마 경향을 보고 있자면, 남녀 주인공들이 죽는 게 유행인 듯 하다. 최근 엄청난 인기몰이를 했던 SBS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에서는 삼각관계에 있던 주인공 세 명이 한꺼번에 떼죽음을 하더니, 현재 방영중인 공중파 방송 3사의 드라마 모두에 곧 죽음을 앞둔 주인공들이 등장하고 있다. MBC <12월의 열대야>에서는 김남진이 뇌종양으로 임종을 기다리고 있고, KBS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주인공 소지섭은 머리에 총알이 박혀 어찌 손을 써보지도 못하고 역시 죽음을 기다리고 있으며, SBS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의 김태희또한 오늘 막 혼절하는 모습을 보여, 역시 죽음의 징후를 보인 참이다. 유행이란 게 전염성 강한 것임을 고려할 때, 방송3사의 인기드라마 모두 주인공의 ‘죽음’이라는 소재를 택하고 있는 것은 별로 놀랄 일이 못된다. 더군다나 특히 죽음이라는 소재가 드라마뿐 아니라 소설, 영화 등 각종 비극 장르에서 꾸준히 인기를 끌어온 스테디셀러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의 ‘죽음’ 유행에 반응하는 것이 괜한 수선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쯤 의문을 품어봄 직도 한 것이, 시청자들이 계속되는 주인공들의 죽음에 ‘표면적으로’ 반발함에도 불구하고 왜 드라마의 주인공들이 죽어나가야만 하냐는 것이다. 미리 드라마의 결말이 알려질 때마다 방송국 게시판에는 “누구누구 좀 살려주세요.”라는 탄원성 글이 폭주하는데도 대부분의 경우 작가는 꿋꿋이 주인공을 죽이고 만다. 시청률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드라마 작가들이 굳이 원성을 사면서까지 배짱을 부리는 연유는 무엇일까? 그 해답은 바로, 죽음에 대한 사람들의 양가적 심리에 있다.

죽음이 야기하는 공포와 불안은 이미 익히 알려진 바 있다. 공포경영이론(Terror management theory)에 따르면, 죽음에 관한 생각을 떠올리게 하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은 보수적인 태도를 취하게 되고 집단 소속감을 강화하게 되며 창의성이 떨어지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죽음에 대한 공포를 드러내게 된다. 굳이 학문적 연구를 들먹지 않더라도 초상집에 다녀온 후 느끼는 위화감이나 우울함, 막연한 불안과 같은 감정들을 떠올려보면 이해가 쉽다.

참고 자료

Robert Kastenbaum(1992). The Psychology of Death. NewYork:Springer Publishing Company.
민경환(2002). 성격심리학. 서울:학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