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사]게르만족의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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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변경지대로 이주한 게르만족은 3세기경부터 로마문화의 영향을 받고 로마화하기 시작하였다. 그 중에는 개인적으로, 후에는 집단적으로 로마군에 들어와서 군무에 종사하는 일도 있었고 4세기에는 부족단위로 로마군에 편입되어 ‘동맹자(foederati)’의 자격으로 로마군의 지휘 아래 국방을 담당하는 경우도 있었으며, 5세기에는 게르만 출신의 로마군 사령관도 나타났다.
그러나 이러한 사례는 어디까지나 평화로운 부분적인 것에 지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민족이동(Barbarian Invasions : Vőlkerwanderung)으로 알려진 게르만족의 로마 영내(領內)로의 대대적인 이동은 4세기 후반(375) 중앙아시아의 사나운 유목민족인 훈족(Huns : 匈奴)이 루마니아와 우크라이나 지방에 있던 고트족(Goths),을 압박한 데 기인한다.
훈족에게 밀린 서고트족(Visigoths)은 다뉴브강을 건너 불가리아로 이동하고, 아드리아노플(Adrianople)에서 동로마군을 격파하여(378) 콘스탄티노플에 접근하였으나, 방비가 견고한 것을 보고 진로를 바꾸어 발칸반도로 들어갔다. 알라릭(Alaric)의 지휘 하에 아테네를 비롯한 그리스 도시들을 약탈하고, 다시 북상하여 이탈리아로 들어가 로마를 약탈하였다.(410) 그들은 다시 알프스를 넘어 갈리아를 거쳐 에스파냐에 자리 잡고 왕국을 건설하였다. 6세기 후반에 가톨릭으로 개종한 후로는 원주민인 로마시민과의 융합이 진행되었으나 8세기 초에 이슬람의 공격을 받고 서고트왕국은 멸망하였다.
지금의 독일에 자리 잡고 있던 반달족(Vandals)은 서고트족과 거의 같은 시기에 이동을 시작하여, 갈리아를 거쳐 남부 에스파냐에 자리 잡았다.(5세기 초) 그들은 수도 로마에 반항하던 북아프리카의 로마 총독의 지원 요청을 받고 아프리카로 건너가서(429) 이를 점령하고, 동진(東進)하여 카르타고(지금의 튀니스)를 수도로 정하였다. 그들은 함대를 건설하여 시칠리아와 이탈리아 해안을 수시로 습격하고, 455년에는 로마까지 약탈하였다. 이때의 격심한 만행과 재산파괴는 ‘반달리즘(Vandalism, 격심한 야만적인 파괴행위)’이라는 말까지 남길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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