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꽃게 무덤

소개글

꽃게 무덤
권지예 지음. 문학동네 2005.04.25
서평입니다.

목차

1. 금기사항
2. 소설의 소재
3. 소설의 한류

본문내용

책을 읽고 바로 든 생각은 요즘 작가는 참 잔인하다는 것이었다. 비밀에는 유괴된 열살짜리 꼬마가 죽어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유아의 유괴, 죽음 이런 건 금기 되는 사항이었다. 봉인이라는 작품에서는 신생아를 복벽결손으로 만들기도 한다. 금기에 도전하는 것은 언론만의 정신은 아니지만 개연성 있는 허구를 쫓는다는 장르도 금기에 도전하는 것은 좀 그렇다. 상상력 발휘의 방향이 마음에 안 든다는 말이다. 물론 그런 것들이 시대 정신의 반영이라면 작가가 앞장 서서 그런 것을 지적해내야 하겠지만 말이다. 애들 잡아다가 죽이는 것은 민감한 테마이다.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는 소설가의 처절한 경험담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게 읽은작품이다. 보통사람, 특히 작가 주변의 사람은 소설이 거짓말이라는 것을 이해하기는 어렵다. 고등학교 국어시간에 김동리의 등신불을 배우고 있었다. 주지하다시피 등신불은 자신의 몸을 태워 부처에게 공양(소신공양)하는 이야기다.
한 친구가 국어선생에게 물었다. “선생님 진짜입니까? “ 선생은 말했다. “소설은 거짓말이다.” 우리는 아직도 그 친구처럼 소설을 진짜로 착각한다. 그런 우리에게 초등학교 삼학년쯤에는 다 알게 되는 소설은 거짓말이라는 이야기를 한다.
작가는 소설쓰기가 힘든 모양이다. 상상력 하나로 쓰는 게 아니라 자신의 경험에서 끌어오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장소설은 쓰기 쉽다. 또한 읽기도 쉽다. 소설은 거짓이라고 주장하는 저자가 안타깝게 느껴지는 이유는 자신의 비밀을 소설을 통해 드러내 놓고는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손사래 치는 한 소심한 사람을 보고 있다는 착각이 들어서이다. 소설이 거짓말이라는 것을 믿어 달라는 것은 작가의 항변이고 또한 소설은 자신의 경험을 넘어설 수 없다는 것은 독자의 항변이다. 소설은 물론 픽션이다. 세상에 100% 순수한 거짓말이 있겠는가? 2%쯤은 진실이 들어 있는 게 아니냐 하는 것이다. 바닷물은 소금 3%만으로도 충분히 짜게 한다. 그 2%가 사실이라면 사실이 아니겠느냐는 짓궂은 독자의 질문이다.

참고 자료

꽃게 무덤
권지예 지음. 문학동네 2005.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