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방청기]법원방청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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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을 다녀온 소감

법원 방청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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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숙한 법정 내 분위기와 굳은 표정의 판사들, 검사와 변호사의 치열한 말다툼, 강직해 보이는 검사와 유연하고 논리적인 변호사, 그들을 묵묵히 바라보는 배심원들. 이것이 내가 여태까지 생각해 온 법원의 모습이었다. 아니, 내 머릿속에 주입된 법원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오늘 내가 본 법원의 모습은 전혀 달랐다. 먼저 법원 입구까지는 생각했던 것 보다 더 법원 같았다. 왠지 모르게 엄숙해 보이는 건물들, 칙칙한 전경, 곳곳에 서있는 경비, 딱딱해 보이는 정장을 입고 분주히 오가는 사람들. 마음속에서 뭔가 솟구쳐 오르는 느낌을 느끼며 법정 건물로 향했다. 그런데 이게 뭔가? 그 건물은 공사 중이라서 전혀 엄숙함 따위는 느껴지지 않았다. 일단 시간이 촉박하여 법정내로 들어갔다. 들어가기 전 금속 탐지기를 거치고 휴대폰을 끄는 간단한 절차를 거쳤다. 내가 법정 안에 들어갔을 때는 이미 판사 4명이 들어와 앉아 있었다. 이때 나는 이미 생각했던 것 보다 작은 법정 때문에 작은 실망을 한 상태였다. 법정 내 사람들은 남자 판사 2명, 여자 판사 2명, 서기 2명, 검사 1명, 교도관3명이 있었고, 일반인들 약 10여명이 듬성듬성 앉아있었다.
첫 재판은 강간 미수와 여러 가지 죄를 저지른 사람의 재판이었다. 나는 검사의 신랄한 비판과 맞대응하는 당당한 변호사의 말다툼을 잔뜩 기대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게 왼 일? 가운데 자리에 앉은 판사가 죄목을 읽더니 그냥 바로 선고해버렸다. 잠깐 동안 얼이 빠진 나는 멍하게 판사만 바라보았다. 내가 그러고 있는 사이 또 다른 피고인이 들어왔고, 그 역시 바로 선고만 해버렸다. 나는 너무도 생각했던 거와 다른 재판 때문에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중간에 앉은 판사 말고는 다들 노는 분위기였고, 검사의 표정은 무료하고 거만하기 짝이 없었으며, 간간히 왔다 갔다 하는 변호사는 오히려 피고인보다 더 당당하지 못했다. 나는 실망을 금할 수 없었다.
이 때였다. 갑자기 피고인이 들어와 판사 앞(법정 가운데) 서고, 변호사가 나타나 변론을 했다. 나는 다시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진정한 재판은 이제부터 시작이야!’ 이 때 부터 나는 3가지 사건을 들었는데 첫 번째는 위증죄였고, 두 번째는 대형교통사고, 세 번째는 사기였다. 내가 특히 기억에 남는 건 두 번째와 세 번째 재판이었는데 교통사고 피고인은 대형 1종을 운전할 수 없는 자격으로 운전을 하다가 차가 전복 돼 반대편 차량 5대를 덮친 사고의 당사자였다. 판사는 이 피고인을 무척 안타깝게 여겼는데 이 사고의 사망자가 2명이나 있어 과실이 커 1년 3개월의 징역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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