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연극) 유령을 기다리며를 감상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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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유령을 기다리며를 감상하고 쓴 글입니다
알차게 구성되어있으며 교수님께 많은 칭찬을 받은 글이라서
도움이 많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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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시험을 코 앞에 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기한이 곧 만료되는지라 공부하다 짬을 내서 3차 연극을 관람하러 갔다. 남산의 정기를 한아름 품고 있어서인지 극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상쾌한 봄기운이 느껴졌다. 이날은 날씨가 유난히 좋아 연극이 시작되길 기다리는 동안 여유롭게 산의 정기를 흡수하며 산책을 즐길 수 있었다.
공연을 10분쯤 남겨두고 공연장에 입장했는데 지금까지 봤던 연극 공연 중에 가장 소규모를 자랑하고 있었다. 예약손님이 많았던 터라 가장 앞에 방석을 깐 자리에 앉을 수 밖에 없었다. 비록 자리는 많이 불편했지만 손 내밀면 배우들과 바로 맞닿을 정도로 가까이 있어 실감나게 공연을 관람할 수 있었다. 관객들이 입장하면서 공연을 기다릴 동안 주인공인 햄릿과 그의 충(?)견 호레이쇼는 가만히 나무에 걸터 앉아 지극히 무료함을 나타내는 표정과 동작들을 연기한다. 처음엔 시작부터 분위기를 띄우진 못할망정 왜 이렇게 늘어지게 연기하고 있나 생각했는데 작품을 다 보고 나니 ‘ 허무한 기다림’ 이란 주제와 관련해 초반부터 그것을 암시하는 실마리를 제공하는 참신한 연출의 하나였다.
이 작품의 모든 사건들은 무대 가운데 떡하니 서 있는 나무를 중심으로 일어난다. 이 나무는 이 작품의 컨셉처럼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절대 우스꽝스러움에만 그치지 않는다. 유일한 세트로서 사건 사건들을 이어주는 매개체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 작품의 무대관련 디자인과 관련해 눈에 띄는 것 중 또 다른 하나는 배우들의 이동, 사건의 이동 처리이다. 저번에 봤던 <로미오와 줄리엣> 에서 인물의 재배치를 천을 가리개 삼아 했다면 이 작품에서는 ‘암전’을 이용하여 깔끔하게 처리했다. 암전은 얼마나 철저했는지 맨 앞에서 관람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이동하는 발자취조차 찾아내기 힘들었다. 이렇게 깜깜한 와중에 배우들은 어떻게 이동을 하나 걱정되었지만 어쨌든 이 방법이 지금까지 봐온 어떤 무대이동보다 더 깔끔하고 내용의 흐름도 훨씬 잘 연결되었다.
연출 면에서 눈에 띄는 것은 중간에 나오는 ‘넌 안돼song’이었다. 등장 면에서나 안무 면에서나 노래 면에서나 뮤지컬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았다. 어두워진 무대 위에 갑자기 햄릿을 제외한 모든 배우들이 진지하게, 약간은 경직된 모습으로 등장한다. 그리고 갑자기 무대가 밝아지더니 흥겹게 ‘넌 안돼’ 란 노래를 부른다. 이렇게 유쾌하게 햄릿을 다그치는 것도 관객들에게 흥미를 주면서도 주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자 한 연출가의 의도가 아닌가 한다. 눈요기거리는 이것으로 그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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