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칼의 노래를 읽고
- 최초 등록일
- 2006.06.03
- 최종 저작일
- 20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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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충무공 이순신, 그의 마지막 칼의 노래를 담은 이야기-칼의 노래를 읽고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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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당진에 있는 외가를 가는 도중에 아산에 있는 현충사에 자주 들렀었다. 갈 적마다 나는 충무공의 영정을 목이 휘어져라 쳐다보았다. 짙은 눈썹, 강직한 눈매, 단아하고 굳은 입술, 흐트러짐이 없는 어깨. 언제 보아도 위인의 모습이었다. 어릴 적, 거북선과 함께 떠오르던 충무공의 모습이었다.
단지 거북선일 뿐이었다. ‘이순신’ 하면 으레, 왜란 때 왜적에 맞서 조선의 바다를 지켜낸 장군이었고 ‘나의 죽음을 알리지 말라’하며 전사한 위대한 장군이었다. 막연히 위대한 사람이라고 당연하게 여겨왔었다.
칼의 노래. 충무공은 3인칭 시점에서 관찰했던 것 보다, 더 고독하고 더 인간적이며 더 깊은 한 ‘사람’이었다. 여러 번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고 바다를 지켜낸 장군이기 전에 한 사람이었다.
다시 아산에 들렀을 때, 나는 그 영정보다 그의 칼을 바라보게 되었다. 멈춤없이 앞으로 뻗은 칼. 한 겹의 횡렬로 늘어선 일자진처럼 내지른 칼. 거기 적힌 ‘일휘소탕一揮掃蕩 혈명산하血染山河’라는 검명처럼 칼날은 붉었다. 아마 물들일 염染 자가 칼날에 깊게 배었기 때문인가 보다. 적들의 피로 산과 강을 뒤덮으리라. 충무공은 일부러 물들일 염자를 택해 검에 새겨 넣었다. 충무공은 적을 베고 적에게 베이는 것을 마치 운명과 같이, 또 그것을 아주 담담하게 여기고 있었다. 또한 그렇게 되더라고 애도할 필요가 없다고 적었다. 적들에 대한 적의. 적들의, 적에 대한 또 그러한 살기. 날카롭게 두 기운이 대립되는 남해 바다에서, 충무공은 물들일 염자를 들고 싸웠다.
충무공 이순신은 남해 바다에서 고독했다. 사각사각 밀려오는 적들의 살기, 임금의 불신, 명의 구원군 총병관 진린의 탐욕스러움. 그의 앞에 있는 왜적만이 적이 아니었고, 그의 내면에 서린 살기 또한 그의 적이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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