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왕의 남자

소개글

왕의 남자에 대한 감상문입니다.
줄거리는 생략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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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지금은 너무나도 유명한 오만석씨가 공길역으로 2000년에 초연했던 연극을 영화화한 왕의 남자.

왕의 남자같은 경우에는 워낙에 그 전부터 화제가 되었던 영화였고, 개인적으로 이준기씨의 팬인지라 굉장한 기대를 가지고 있던 영화였다. 기대를 많이 해서 생각보다 재미가 없을까 걱정이 되었는데 영화를 보고 나온 뒤의 충족감은 기대치의 배를 뛰어넘는 수치를 자랑하며, 내 심장을 계속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왕이지만 진정한 왕이 되지 못했던 연산을 연기한 정진영씨의 연기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그 전의 연산을 연기한 배우들이 표현한 것들이 광기에 쌓인 폭군 연산이었다면, 정진영씨는 연산을 폭군으로써가 아닌, 깊은 상처를 가지고 있어서 연민을 느낄 수밖에 없는 한 남자로 그려내고 있었다. 애정결핍에서 비롯된 불안정한 정신과 히스테릭한 연산군의 성정을 너무나도 잘 표현한 명연기였다.
그런 연산을 사랑하는 장녹수.
중종반정의 일등공신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나라의 기강과 재정을 바닥으로 이끌었던 요녀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출신이 미천한 여자. 서출에 기생출신으로 왕의 눈에 들어 치마폭에 세상을 담았던 팜므파탈. 그러나 감정의 기복이 심한 연산의 마음을 깊이 헤아리고 감싸주고, 연산이 원하는 세속의 아내가 되어 줄 수 있었던 영리한 여자. 강성연은 그런 장녹수를 왕을 이용한 여자가 아닌, 왕을 사랑한 여자로서 표현했다. 그래서 보통이라면 영와에서 공길에게 위협을 가하고 함정을 파고, 모함을 하는 녹수는 악녀에겠지만, 후궁으로써가 아닌 지아비로서의 연산을 바라보고 그 곁을 끝까지 지킨 장녹수이기에 그 악행이 모두 이해가 되고 너무 쉽게 용서가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무엇보다 왕의 남자에서 강성연은 참으로 아름답다. 눈에서 물기를 빼고 독기와 비웃음으로 가득 채운 강성연은 영화에서 요염 그 자체였는데, 입술 비트는 모습이 그렇게 위험하게 유혹적일 줄은 몰랐다.
그리고 그 중 광대 장생에게 그대로 녹아들었던 감우성.
양반도, 왕도 아닌 광대로 다시 태어나겠다는 자유로운 장생 그 자체였던 감우성은 진정 배우였다. 그런 감우성과 짝을 이뤄 신명나는 놀이판의 주인공이었던 공길 이준기는, 목소리가 워낙에 남성스러운 탓인지 극 중 목소리를 꽤나 아끼는 편인데, 대신 몸짓이라던가 표정들은 극 중 녹수의 말대로 왠만한 여자보다 더 곱다. 그것이 노력에서 이루어낸 연기라는 점이 참 놀라울 따름이다. 사실 이준기가 여자처럼 예쁜 얼굴이라기 보다는 색기가 어려서 예쁘게 보이는 얼굴인데, 그 얼굴로 깨끗한 순수함을 잃지 않고 간직한 공길의 역을 무리없이 소화해내는 것을 보고 다시 한번 팬으로써 이준기에게 반했다.
영화에서 장생과 공길의 관계는 명확히 정의 내리기 어렵다. 가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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