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뜻으로 본 한국역사-고난의 역사, 그리고 우리의 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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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고고학자가 꿈이었던 난 틈만 나면 세계의 역사를 뒤적거리곤 했다. 방대한 역사, 머리가 까맣고 피부가 누런 사람이 아닌 금발머리에 하얀 피부의 사람들의 역사, 세계 7대 불가사이 등 나의 호기심을 마구 자극하였다. 수수깡으로 안경을 만들고 한 여름에 코트를 입고, TV에서 나온 고고학자 흉내를 하던 나는 동네 아이들을 모아놓고 책에서 본 외국의 얘기를 하며 박식한 양 떠들어댔다. 그 때, 한 아이가 나에게 물은 적이 있었다.
“이야, 대단하다. 너 그럼 우리나라에 대해서도 그렇게 잘 알아?”
대답을 하지 못했다. 나의 관심사는 외국이었지, 우리나라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나의 최대의 지식창고였던 TV도 한국역사에 대해 잘 나오지 않았고, 나오더라도 어린 내가 알아듣기엔 어려운 내용이어서 채널을 돌리던 생각이 난다. 그렇게 중학생이 되어 한국역사에 대해 어렴풋이 배우게 되고,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입시위주의 국사공부를 하게 되었다. 그리고 대학. 2학기 한국사 수업에서 나는 잊혀져간 한국사를 다시 공부하게 되었다.
‘뜻으로 본 한국역사’란 책은 이외로 두껍고 읽기에 힘겨워 보였다. 500장에 육박하는 페이지 수를 보고는 머릿속엔 고민 그 자체였다. 다른 과제들로 시간이 치여 있는 상태여서 조바심도 났다. ‘빨리 읽고 대충 쓰자’라는 생각이 내 머릿속에 맴돌았고 그렇게 첫 페이지를 넘겼다. 하지만 페이지를 넘기면 넘길수록 ‘아’하는 짧은 탄성이 터져 나왔고 책을 덮고 난 후에는 나는 찾았구나하는 기쁨에 휩싸여 한동안 책에서 눈을 땔 수가 없었다. 이 책은 단순히 한 나라의 역사만을 다룬 책이 아니었다. 읽으면서 많은 분노를 느끼고 고통을 느끼고 눈물을 흘리게 하였다. 가슴이 아팠다. 안타까운 우리 역사로 인하여... 책을 읽으면서 반성한 것은 내가 바로 우리역사를 재미없는 것으로 치부했다는 점이다. 어떻게 보면 우리 역사만큼 스펙터클하고 안타까운 역사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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