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
한국 근대문학사에서 춘원 이광수만큼 문제적인 인물은 그리 흔하지 않을 것이다. 우선, 그는 ‘처음’의 위치에 놓인다는 점에서 문제적이다. 지금은 재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여겨지지만, 어쨌거나 그는 그의 당대부터 ‘최초의 근대적 장편소설’로 인정되어 온 『무정』이라는 작품을 썼다. 그리고 그 작품은, 그 시대 문명화(근대화)의 문제가 야기시키는 갈등을 대중적인 연애담의 형식으로 포섭하면서 새로운 인간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단지 ‘최초’라는 의의만이 아닌 문학사적 의미를 갖기도 한다. 또한 그는 리터래쳐(Literature)의 번역어로서의 근대적인 ‘문학’ 개념을 최초로 확립하였다. 이로써 그는 억눌려 있던 개인감정의 분출을 정당화하면서 ‘문학에 대하여 사고하고 언술하는 방식을 창안’한 것이다. 나아가서 그는 최초의 ‘자의식적인 근대인’으로서 과거 지우기 작업을 본격적으로 벌였다는 점에서도 문제적이다. 이렇게 과거를 지우는 과정에서 그 동안 그 밑에서 억압받고 있었던 사회적 타자들(여성, 어린이 등)이 보이게 되었다. 이미 개화기부터 과거의 실정화된 유교적 윤리와 관습을 비판하는 담론들이 생성되고 있었지만, 이광수만큼 노골적이면서 비교적 체계적인 비판 담론을 전개한 이는 없었다.
그러면 이러한 담론들이 그의 민족주의 문학사상에서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민족과 민족주의의 개념부터 시작해 이광수의 민족주의란 무엇인지 알아보고, 또 그 언급을 피할 수 없는 한계점까지 살펴보겠다.
목차
들어가는 말
1. 민족주의의 개념
2. 일제강점하 한국 민족주의의 상황
3. 이광수의 민족 개념
4. 근대지향의 민족주의
5. 언어적 민족주의와 민요 , 시조의 연구
1)언어적 민족주의
2) 민요 . 시조의 연구
6. 인도주의적 민족주의
7. 이광수의 민족주의의 성격 및 한계
나오는 말
참고문헌
본문내용
이광수의 민족주의는 개인의 문제, 문화의 문제, 민족성의 문제에만 관심을 지속시킴으로써 평화지향적이고 문화적이며 보편적이고 통시대적인 민족의 이념만을 제시한다. 그의 민족주의는 근대지향의 민족주의든, 문화 민족주의든, 언어적 민족주의든, 인도주의적 민족주의든, 종족 민족주의든 모두 식민지적 기존상황을 전제로 하는 기존상황에서의 개량적 의도만을 드러내는 것으로 식민치하라는 민족이 처한 절박한 상황에 철저한 민족주의 이념이 못 되고 만다. 즉, 반식민과 반제국의 저항적 성격을 뚜렷이 하며, 민족의 독립을 주장하고, 민족 국가 건설을 전제로 하는 근대적 의미의 민족 이념을 창출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근대지향을 통하여 민족의 발전을 추구하고, 언어적 민족주의 이념에 의하여 민족문화의 주체성과 고유성을 함양하고자 하고, 인도주의적 민족주의 이념에 의해 식민치하의 민족의 반인도적 억압을 간접적으로 비판하며, 종족 민족주의 이념에 의해 민족적 일체감을 강조함으로써 간접적으로나마 민족의 독립을 지향하였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그의 민족주의는 민족보다는 인류에, 현실적인 세계보다는 초월적인 세계에, 현실적 도덕률보다는 인간의 보편적인 선에 보다 더 관심을 기울임으로써 세계주의의 성격을 띠게 되고, 민족의 구체적 현실로부터 멀어져 갔다.
그러다가 1930년대 후반에는 친일의 길로, 일제의 파시즘을 찬양하는 반민족적인 이데올로기 문학관으로 변모해 비평정신을 포기하고, 파탄에 이르게 된다.
참고 자료
노종상, 동아시아 민족주의와 근대소설, 국학자료원, 2003
송명희, 이광수의 민족주의와 페미니즘, 국학자료원, 1997
Hans Kohn, The Idea of nationalism, 백낙청 편, 민족주의란 무엇인가, 창비, 1981
장영우, 이광수의 근대 인식과 민족주의 사상-『무정』을 중심으로, 동악어문논집 제35집, 19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