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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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 - 버트런드 러셀

소중한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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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그런데 이런 주장에 대해 ‘보편윤리의 가능성’을 주장하는 학자들은 보통 다음과 같은 반론을 제기한다. 비록 문화권마다 겉으로 드러난 도덕규범은 다르지만, 그 내면을 잘 들여다보면, 도덕의 기본정신에 있어서 모든 문화권이 일치한다는 것이다. 표현의 형식은 다를지라도 사랑, 자비, 효, 정직, 성실, 우애 등의 보편적 가치를 권장하지 않는 문화권은 없고, 살인, 절도, 거짓, 불성실, 사기 등을 권하는 문화권도 없다는 것이다. 극단적으로 말해, 부모를 시신을 독수리에게 던져주는 티벳의 풍습이나, 늙은 부모를 추위 속에 방치하여 북극곰의 먹이가 되게 하는 에스키모인의 풍습도 그 속을 살펴보면, 모든 문화권에서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효’가 발견된다는 것이다. 우리에겐 그게 불효로 보일지언정, 그 이면엔 그들 나름의 ‘효의 논리’가 깔려 있다는 것이다. 지금의 우리로선 이해하기 힘들지만, 마치 우리의 선조들이 ‘고려장’을 효의 실천으로 이해했듯이 말이다. 이 입장은 한 마디로 말해, 각 문화의 도덕규범은 그 문화적 형식에 따라 표현의 차이가 있을 뿐, 실제적인 내용이나 정신에 있어서는 동일하다는 반론이다.

- 이런 반론에 대해서는 다시 ‘메타윤리적 상대주의’로 재반박이 가능하다. 반론의 핵심은 똑같은 ‘선’의 개념도 그 숨겨진 의미에 있어서는 문화권마다 다르게 사용되므로, 결국 보편적이고 절대적인 윤리적 규범은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 예컨대 ‘메타윤리적 상대주의’에 따르면, ‘~~이 선하다’라는 지극히 단순한 문장도 실제로는 문화권마다 전혀 다른 의미로 사용된다. 기독교인에게는 ‘(하나님의 성품에 부합되기 때문에) 선하다’라는 뜻이 되고, 불자들에겐 ‘(그 행위가 좋은 과보를 맺게 함으로) 선하다’라는 뜻이 숨겨져 있으며, 공리주의자들에게는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이기 때문에) 선하다’라고 표현되는 것이다.

- 다시 러셀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가자. 러셀은 왜 기독교를 이해하지 못하는가? 앞에서도 밝혔듯이 그것은 러셀과 우리가 각각 다른 차원의 ‘언어게임’을 하고 있는 탓이다. ‘메타윤리적 상대주의’의 예가 보여주듯이, 언어를 사용하는 맥락이 뒤틀림으로써, 동일한 단어나 문장일지라도 그것에 대한 러셀의 이해와 우리의 이해는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언어를 각자의 방식으로만 이해하려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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