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윤성희의 무릎을 읽고서

소개글

2006년 이상문학상 작품집에 실린 윤성희의 `무릎`을 읽고 쓴 서평입니다.
소설에 대한 분석을 위주로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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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나는 처음에 무릎이라는 제목에서 주인의 무릎위에 걸터앉은 강아지, 어머니 무릎을 베고 텔레비전을 보고 계시는 아버지가 떠올랐다. 그렇다면 과연 이 소설에서 무릎의 의미는 무엇일까?
우선 이 소설은 주인공인 ‘그’의 행동을 제 3자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3인칭 관찰자 시점을 택하고 있다. 성장 소설이라는 유형상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성장해 나가는 주인공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위해 3인칭 관찰자 시점을 택하지 않았나 싶다.
글의 문체 또한 과도한 수사 어구 없이 간결하고 깔끔한 문체를 취하고 있으며 글의 길이가 대체적으로 짧은 편에 속하는 듯하다. 짧고 간결한 문장 덕분에 작가의 눈이 더욱 더 객관적이며 담담하게 주인공을 바라보는 듯하다. 또한 작가는 시간의 흐름 기법을 사용해 주인공의 내적 성숙과 자아 완성의 과정을 보여준다.
소설의 도입은 주인공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시작된다. 5남매 중 셋째인 주인공은 언제나 형들의 것을 물려받아야 하는 상황에 싫증을 느끼고 얼른 키가 자라야만 새 옷과 새 신발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에 몸무게를 늘리지만 나중에는 이런 자신의 모습을 싫어하게 된다. 주인공의 소원은 가장 쓸모없는 것들만 모아놓은 박물관을 짓는 것이다. 그는 쓸모없는 물건들에 대한 애착을 보이는데 한 예로써 주인공이 교통사고 사건 후 집에 돌아오는 길에 발견한 심이 빠져버린 볼펜을 들 수 있다. 주인공은 비료 포대를 타고 언덕을 내려오다가 차에 치일 뻔하지만 한 사내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졌고 사내는 목숨을 잃고 만다. 주인공을 이 일로 인해 자신을 더욱 쓸모없는 존재로 생각하게 된 것 같다. 그는 심이 빠져버린 볼펜을 주워 오랫동안 필통에 넣고 다니는데 이것은 자신과 같이 쓸모없게 된 볼펜에 대한 동정과 연민으로 보인다.
텔레비전 뉴스에서 사내의 부인으로 보이는 임신한 여자가 영정 사진을 붙잡고 우는 장면을 본 날 그는 칫솔모가 하나도 남아 있지 않은 칫솔을 오랫동안 바라보는데 이 부분에서도 쓸모없어진 칫솔을 바라보며 자신을 상상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이 중학교에 입학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골목길에서 텐트를 줍게 되는데 주인공은 가족들에게 이 텐트에서 살겠다고 말한다. 어쩌면 사춘기에 접어들었을지도 모를 주인공은 독립된 공간을 갖고 싶은 마음에 텐트라는 공간에서 살고 싶다고 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반면 텐트는 가족들의 애정을 나타내주는 소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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