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서구문화에 대한 나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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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문화에 대한 나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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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라는 땅에 사는 검은머리에 검은 눈, 황색 피부의 사람들. 그것이 바로 한국인의 모습이다. 아무리 햄버거에 콜라를 먹고, 노란색으로 머리카락을 염색한다고 해도 우리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들은 끊임없이 서구 문물에 대한 동경으로 사로잡혀 있다. 「난 몇 퍼센트 한국인일까」의 저자는 서구중심주의란 ‘서구 문명의 가치, 제도 그리고 세계관을 보편적이고 우월한 것으로 주장하고 받아들이는 태도’를 총칭한다고 말한다. 서구를 기준으로 해서 동양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선입견이, 서양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나에게 있어 서구중심주의라는 말은 왠지 낯설게 들린다. 나는 분명히 한국에 살고 있고, 밥과 김치를 먹는데 서구 중심적이라니... 하지만 나의 일상을 곰곰이 생각해보니 ‘설마 나는 아니겠지’라는 생각이 무의미해졌고, 내 생활 속의 대부분이 바로 서구중심주의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 내가 의식하지 못한 사이 내 생활의 일부가 되어버린 것이다. 문화라는 것은 술에 취하듯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를 지배하게 된다는 말을 실감이라도 한 듯.
초등학생 시절, 잠잘 때마다 방바닥에 깔았던 두꺼운 담요를 걷어내고 높은 침대에서 자게 됐을 때나 가족들과 둘러앉아 밥을 먹던 둥근 상을 접어버리고 식탁에서 식사하게 됐을 때, 나는 왠지 모를 우쭐함에 휩싸였었다. 나에게 잠을 자다 높은 침대에서 떨어지는 불상사나 의자에 앉아 밥을 먹어야 하는 불편쯤은 감수하도록 했다. 그리고 중ㆍ고등학교 시절, 언제나 가요를 즐겨듣던 나에게 팝송을 듣고 멋지게 따라 부르는 친구의 모습이 왜 그렇게 지적으로 보였는지... 한동안은 팝송 노래가사를 외우느라 정신없었던 때도 있었다. 지금은 다른 사람들이 유럽 배낭여행을 간다고 하면 너무 멋지고 낭만적인 것이라 생각하며 부러워한 반면, 국토대장정이나 전국 일주를 한다고 하면 고생을 사서 한다고 혀를 차곤 했었다. 내가 가진 소지품의 반 이상은 ‘made in Korea’가 아니며, 영어나 독어 등 외국어를 쓰며 수업하는 교수님을 그렇지 않은 교수님보다 훨씬 더 능력 있고 권위적이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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