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담론]90년대 성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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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성담론에 대한 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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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이란 알 필요가 없는 인간의 본능이기도 하지만, 알아서도 안 되는 금기의 영역이었다. 또한 식민지, 전쟁, 민주화하는 거대한 사회 문제에서 본능적이고 생식적인 ‘성’을 거론한다는 것은 극히 쾌락주의자이거나 변태성욕자로 취급받는 사회적 분위기가 강하였다. 하지만 성이 인간의 본능이듯, 문학에서 성은 역사 이래로 일상적인 소재였다. 가부장적인 성 윤리가 강했던 조선시대에서도 『춘향전』을 통하여 혼전 성관계가 재현되었다.
그러다가 조선이 식민지가 되고 독재 정권이 오랫동안 유지되면서 문학이 정치의 문제를 간여할 수밖에 없었고, 그럼에 따라 자연스러웠던 인간의 본능이 정치 문제의 뒷전으로 물러나게 되었다. 그러던 것이 1990년대에 들어서 시대의 변화와 함께 성 담론은 다시 이전의 담론처럼 인간의 중요한 문제로 다시 부상하였고 만개하였다.

1990년대에 남성 중심 사회의 약자인 여성작가들과 자본주의 사회의 약자였던 청년들이 성을 이야기하기 했다는 것의 정치적․사회적 의미를 둘수 있다.
우선 이들의 성 이야기는 성 담론의 전개 방식이 새로운 기제를 택하고 있다. 이른바 이 시기에 등장하는 성을 보면 이전 세대와 달리 성이 이들의 자아인식, 즉 주체성 형성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들에게 성은 자신을 억압하는 권력에 대한 저항의 도구로, 억압적인 가족에 대한 어찌할 수 없는 대응의 소재로, 그리고 자신의 자아를 확인할 수 있는 매개물로 이해된다.
이것은 전통 사회에서 성이 건강과 생식의 도구로 이해되었고, 근대 사회에서 성이 낭만적 사랑의 완성으로, 혹은 관계의 완성으로 의미화 된 것에 비하면 크게 달라진 구도이다. 이들에게 성은 더 이상 제도권에서 용인하는 관계의 완성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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