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여성영화제 신경쇠약 직전의 신부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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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영화제 영화 중 `신경쇠약직전의 신부`를 본 후

작성한 영화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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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영화는 여주인공 폰테인 리글루가 지나가던 행인을 자신의 스토커로 오해하는 상황에서 시작된다. 흔들리는 화면, 종종걸음, 주변을 의식하는 눈빛, 스토커로 오해했던 사람에게 도리어 제안하는 새로운 만남, 어린 여자아이와 연인을 묘하게 연결시키는 터무니없는 의심, 연인의 청혼에 대한 망설임, 자신의 환자 필립과의 미묘한 감정 교류 등 영화는 폰테인 리글루의 위태로운 모습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나열한다. 폰테인의 위태로움은 연인의 부모님과 만난 자리에서 연인의 이름을 자신도 모르게 자꾸만 ‘필립’이라고 부르며 극에 달하게 된다.
나는 폰테인의 신경쇠약 직전의 위태로움을 두 가지 관점에서 생각해봤다. 먼저, 그 영화의 제목은 신경쇠약직전의 신부. 나는 영화가 끝난 후 ‘왜?’라고 자문했다. 폰테인이 연인에게 청혼을 받는 건 영화의 중반부. 그러나 자신을 쫓아오는 것으로 오해했던 행인에게 도리어 만남을 제안하고(폰테인 본인의 말로는 단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일을 새삼스럽게), 열쇠가 없어 잠시 머무른 아래층 여자아이와 연인이 별 생각 없이 한 장갑을 나눠 끼고 있었던 것만으로 여자아이와 연인을 의심하는 등 다소 이해하기 힘든 그녀의 행동과 의식들은 영화가 시작됨과 동시에 스크린에 비춰졌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신부’라는 사실보다 좀 더 포괄적이되 추상적인 ‘어떤 상황’이 그녀를 그렇게 만든 것은 아닐까. 나는 그 ‘어떤 상황’을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상황’ 으로 간주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훤한 스탠드 아래 서로 벌거벗은 몸을 드러내고 있어도 부끄럽지 않고, 그와 관련된 숫자, 가령 사물함 비밀번호라든지 하는 그런 따위의 것들을 외우고 있을 만큼 오랜 연인’이 있다는 상황 말이다. 사람들이 두근거림이 사라진 편안함에 익숙해지면 덤덤함과 구분하기조차 힘든 그 편안함에 크고 작은 권태를 느껴 새로운 것에 관심을 보이는 것처럼, 그녀도 일종의 권태와 함께 연인을 놓치지 않으려는 마음을 가지면서 상반되는 두 감정이 구축하는 모순으로 인해 내면적인 갈등을 일으켰는지도 모른다. 아니, 새로운 만남을 자청하고 자신의 환자에게 호감을 느끼면서도 다시 구애하는 “옛” 연인에게는 단호히 돌아가지 않겠다고 말하고, 선뜻 수락하지도 못하면서 연인이 준비한 반지를 껴보며 들뜨는 그녀의 모습을 보면 그녀는 분명 그런 상황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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