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오만과 편견에 나타난 여러 여성에 대한 고찰과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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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에 나타난 여러 여성에 대한 고찰과 분석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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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오만과 편견」에서, 베넷 가문의 다섯 딸, 제인, 엘리자베스, 키티, 메어리, 그리고 리디아는 놀라우리만치 각각의 독특한 성격을 보여 준다. 영화 속임에도 불구하고, 다섯 딸을 포함하는 영화 안의 모든 등장인물들은 요즈음의 드라마나 여느 다른 영화들과는 다소 다르게, 각자만의 개성과 성격을 잘 표현하고 있다. 베넷 부인(Mrs. Bennet)은 털털하고 변덕적인 성격으로 딸들을 전부 결혼시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사는 사람이다. 첫째 딸 제인은 순종적이고 조용한 성품을 가지고 있는, 순정의 캐릭터이다. 이에 반해 둘째 딸 엘리자베스는 매우 당차고 활기찬 성격으로 자기주장이 확실하고, 어머니 베넷 부인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좋아하지 않는 사람의 청혼은 거절할 줄 아는 성격을 가졌다. 키티, 메어리, 리디아 또한 영화 속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데, 이들이 빚어내는 크고 작은 해프닝들 속에서도 각자의 조금씩은 상이한 결혼․연애관들이 묻어난다.
하지만 “서로를 알아가는 건 결혼한 이후에 해도 돼.” 라는 영화의 한 대사처럼, 등장하는 대부분의 여성인물들의 결혼상대의 기준은 요즘과 다르게 복잡․다변화 되어있지 못하고 꽤나 단순한 몇 가지의 패턴만을 보인다. 다시 말해서, 부(富)의 정도, 외모, (겉으로 들리는)품성 등의 몇몇 가치관만이 남성과 여성에서의 결혼기준을 크게 좌우하는 것처럼 보인다. 어떤 남자와 결혼하느냐에 따라 이후 자신뿐만 아니라 가문 전체의 삶의 질과 명예가 결정된다고 생각했던 18세기 사람들의 모습은 영화 속에 잘 표현되어 있으며, 엘리자베스가 다아시와의 애정싸움 끝에 결국 영화 종반부에 결혼을 하는 것으로 이러한 지배적인 모티프는 붕괴되지 않고 유지된다.
나에게는 이런 단순한 구조의 플롯이, 만약 「오만과 편견」이 여성영화라고 가정했을지라도, 과연 여성영화로서의 제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지조차가 의문이었다. 「오만과 편견」을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예전부터 굉장히 좋아했던 것은 사실이나, 만약 여성영화라는 관점에서 바라보았을 때 그것이 ‘화력 좋은 무기’가 되어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심해 볼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여성영화로서의 제 기능을 담당하기 위해서는 누군가에게 ‘현실을 고민할 수 있게’ 해 주어야 하는데, 그런 원대한 포부를 품기에 엘리자베스의 ‘혁명’적 행동들은 너무나도 미약하다. 가령, 엘리자베스의 당찬 성격과 모습들 또한 그저 ‘여기저기에 널려있는 순종적이고 낭만을 꿈꾸는 청순가련형 스타일과는 다른 자신만의 묘한 매력이 있음을 알리기 위한 작은 발악’으로 비춰질 뿐이다. 작품 종반부에 다아시와의 결혼에 이르기까지 그녀가 보여준 행동들은 편견이 지나치다못해 사회부적응적이기까지 해 보이며, 자유분방하다못해 철이 없기까지 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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