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에 있어서 영남의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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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현재 우리들의 삶의 주 터전인 경남․북의 대명사로 호칭되는 ‘영남’은 고려후기 내지 조선전기까지도 경상도로 공식 호칭되었다. 그러다가 17세기이후부터 경상도와 함께 영남이란 용례가 비로소 일반화되기 시작하였다. 물론 여말선초의 신흥사대부들이 경상도지역을 ‘영지남’,‘ 영남’으로 즐겨 쓰기도 하였지만 ,그것은 현재와 같은 지역적 개념보다는 방위명의 의미로 보다 많이 사용되었고, 별반 일반화되지도 않았다. 17세기이후 남북노소의 사색으로 나누어지면서부터 남인의 본고장인 경상도를 영남으로 부르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곧 경상도를 지칭하는 지역적 개념으로 일반사람들 사이에 널리 회자되기에 이르렀다.
영남지역은 삼한시대에는 진․변한지역으로, 삼국시대에는 신라로서, 통일신라시대의 9주5소경제하에서는 수도인 경주 ,양주 ․ 진주 ․ 상주의 3주와 금관소경이 여기에 설치되었다. 그 후 고려 성종14년(995) 전국을 10도로 구획할 때 상주관할지역이 영남도로, 경주․김해관할지역이 영동도로, 진주관할지역이 산남도로 나뉘어졌다가, 예종조이후 이곳은 경상진주도→경상진합주도 → 경상주도→ 상진안동도→경상진안도 등으로 개칭되어 불리다가 충숙왕 원년(1314) 경상도로 확정되었다. 비록 한때 경상주도, 진협주도로 분도된 적이 있고(명종원년), 낙동강을 경계로 해서 좌․우도로 나눈(1408;태종8)적이 있으나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고 갑오개혁으로 인해 경․남북으로 분도되기까지 수세기동안 단일 공식 명칭을 유지하였다.
영남은 신라․가야문화의 발원지였으며, 신라의 삼국통일이후 한국의 역사는 신라중심으로 발전하였다. 그러나 후삼국의 성립과 고려의 통일로 말미암아 한반도의 주도권이 경상도지역에서 개경 등의 중부지역으로 옮겨감에 따라 경상도지역은 중앙통치조직의 하부단위인 군현조직체계상의 한 단위로 자리매김 됨으로써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게 되었다. 고려가 개성을 중심한 중부지역을 당초 세력기반으로 하여 창건되었기 때문에 고려 중기까지 개경주위의 근기지역 토성이 당대의 지배세력의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물론 려초부터 경주김씨․최씨 등 신라계 세력의 진출이 적지 않았지만 역시 중앙정계의 주도권은 근기지역 출신이 장악하고 있었다.
정중부․이의방→경대승→이의민→최씨정권→유경․김준․박송비 및 임연부자로 이어진 무신집권기에 경상도 출신으로 한때 권력을 잡았던 사람은 이의민과 박송비 뿐이다. 이의민은 그의 집권기에 친척이 조정에 포열해 있었으나 곧 최충헌에 의해 삼족이 주살되었고, 또 그의 신분이 미천하였기 때문에 각 읍의 토성사족과 연결되지 않았던 것이다. 영해군리에서 출세하여 최씨정권을 타도하는데 일익을 담당했던 박송비는 상기 무신들처럼 대권을 휘두르는 위치에 있지도 않았고, 또 사람됨이 관후근신했기 때문에 자기세력을 별로 부식하지 않았던 것이다. 다만 그때부터 영해박씨의 진출이 활발하였고 원의 지배시기에는 이제현 ․이곡가문이 박씨와 연결됨으로써 동해안지역에 많은 문사가 왕래하였다. 정중부․경대승․최충헌․임연 등이 모두 중부지방 출신이었기 때문에 경상도지역의 토성과 직접 연결되지 않았다. 더욱이 무신집권 전기에는 경주를 중심으로 의종복위운동의 전개와, 이의민에 의한 의종시해가 이루어짐으로써 이 지역민들의 입지가 무신정권 내내 불안정하였고

참고 자료

이수건 영남사림파의 형성 영남대 민족문화연구소,1979.
남명조식과 남명학파 민족문화논총 23합집,1982.
고문서를 통해본 조선사회사의 일연구 한국사학9,19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