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잔다르크`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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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가슴이 저려올 만큼 잔다르크가 가엽고 안타깝게 느껴졌다. 다행스럽게도 그 후 샤를 7세는 종교재판을 열어 잔다르크를 마녀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게 해 주었고, 잔다르크는 500년이 지난 후 비로소 성녀로 추앙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시대적 배경을 이해하고 보니, 더 흥미롭게 이 영화를 감상할 수 있었다. 다만 이 영화가 잔다르크라는 인물에 대해 다소 공정한 평가를 내리고 있지 않은 것 같아 아쉬움이 남았다. 즉, 언니의 비참한 죽음을 계기로, 신의 계시를 받은 성녀라기보다는 영국에 대한 증오심에서 비롯된 복수의 화신인 듯 비춰졌기 때문이다. 또한 영화에서 보이는 전쟁 장면은 백년전쟁이 가지는 의의를 생각할 겨를도 없이, 혹은 시대적 배경을 모른 체로 영화를 보았다면 ‘백년전쟁이라는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했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만큼 그에 대한 내용은 배제한 체, 복수심에 불타는 잔다르크 개인에게만 너무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던 것 같아 아쉬움이 남았다.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잔다르크라는 개인의 일대기를 통해 우리는 중세 시대의 중요한 특징적 사건들을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 굳이 영화에서 읽어낼 수 있는 중요한 사안들을 정리해 본다면 백년전쟁과 마녀재판, 그리고 국민 의식 발달 등이 있는데 이들은 모두 잔다르크와 깊은 연관을 가지는 것이다. 백년 전쟁에 있어서 잔다르크는 궁지에 몰린 프랑스를 승리로 이끄는 결정적 역할을 한 중요한 인물이다. 그녀의 영웅적 활약이 프랑스의 민족 의식과 애국심을 크게 고취시켰고, 전쟁에서의 승리는 왕의 세력이 커지는 계기가 되어 프랑스의 민족 국가 형성에도 크게 기여하였다. 그리고 잔다르크를 상대로 마녀 재판을 하는 장면에서는, 그 당시 증오의 대상이 되거나 거슬리는 존재를 얼마나 쉽게 이단자 또는 마녀로 몰아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었는지 알 수 있다.
이 영화는 내가 가진 배경지식을 바탕으로 그 시대를 조금이나마 더 느끼고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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