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 생활 백서
- 최초 등록일
- 2006.11.20
- 최종 저작일
- 20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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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책 <백수생활 백서>에 관한 감상문입니다.
목차
없음
본문내용
타인에 대한 탐험과 소유에 관한 철학적 사유가 담긴 [백수생활백서]에 더 이상 ‘책 읽어주는 여자’는 없다. 다만 “하루에 한 권 이상의 책을 비타민처럼 복용하는” 화자, ‘책 먹는 여자’ 서연이 있을 뿐이다. ‘책 잃어 주는 여자’에서 진일보한 ‘책 읽는 여자’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서연은 다른 모든 것을 포기한다. “나는 희망이 없다. 아니, 있긴 있으나 단순하다. 그러므로 두려울 것이 없다. 나는 잃을 것이 거의 없다. 나는 가볍고 의미없고 비생산적이다. 나는 그런 내가 마음에 든다”라고 말함으로써 서연은 패배자가 아닌 몽상가, 작가가 아닌 독자로서의 완벽한 삶을 살게 된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작가나 지식인이나 다른 그 무엇이 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로서의 목적이다. 책 읽기는 그녀의 삶의 근거요, 형식인 셈이다. 인생과 달리 시작과 끝이 예정된 있는 하나의 전체로서, 이미 완결된 수많은 소설들을 끊임없이 인용하며 그 인용 뒤에 겸손하게 숨어 만족하고 행복해하는 독자는 아버지의 집 한국석에서 소리없이 기생하며 최소한의 경제적 수단으로 조금도 불편해하지 않는 서연의 삶과 표리를 이룬다.
서연은 옛사랑의 그림자를 떠나보내기 위해 여자의 책을 처분함으로써 자신의 기억을 팔아버리는 한 남자를 만난다. 약간은 식물적이고 수동적인 서연과, 활기를 불어넣는 주변 인물들 간의 필연적인 만남과 대화, 사건들은 웃음과 동시에 진한 페이소스를 자아내며 독자와의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책과 사람, 그리고 영화와 인생을 이야기한 이 작품에 대해 소설가 조경란은 ‘소설가라면 누구나 이십 대에 한번쯤 쓰고 싶어 했을 청춘소설’이라 말한다. “나는 책을 소유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는 작가의 말처럼 깊이 있는 사유를 바탕에 깔고 있으면서도 아주 잘 읽힌다는 장점을 지닌 [백수생활백서]는 소설의 포괄성과 유연성을 하나의 그릇에 잘 버무려놓은 수작임에 틀림없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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