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좀머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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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들여쓴 독후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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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중학교를 다니던 시절 ‘좀머씨 이야기’를 읽었다. 그런데 유명한 작품이라고 들었지만 당시에는 딱히 별 감흥을 느끼지 못하였다. 머리 속에 기억되는 것이라고는 고작 동화 같은 따스한 그림 몇 장과 비를 맞으며 홀로 걸어가던 좀머씨의 괴상한 성격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것 정도였을 뿐이다. 하지만 막상 책을 읽던 순간에는 아기자기한 동화 같은 그림에만 매혹되어있던 그 책, 바로 좀머씨 이야기가 대학생이 되고, 행정고시를 공부하면서 무기력에 빠져 혼자 있게 되는 시간이 많아지자 너무나도 다른 느낌과 주제로 다가왔다.
좀머씨 이야기의 마지막 부분에서 비 오는 날 차를 태워주려는 주인공의 아버지의 계속되는 권유에 좀머씨는 비를 맞으며 앞길을 가며 이렇게 말한다.
`제발 그냥 날 좀 내버려둬..."
책을 읽던 순간에는 공감할 수 없었던 좀머씨의 바로 이 대사가 문득 생각나면서 다시금 이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의 공허에 적응하지 못해 평생을 홀로 멈추어 산 사람, 좀머씨의 이야기가 말이다. 이러한 회고적인 상황은 소설 내에서도 발견된다. `좀머씨 이야기`란 소설은 어른이 된 소년의 회상에 의해 이야기가 전개된다. 소년에게도 좀머씨는 단순히 호기심의 대상에 불과했다. 하지만 소년이 어른이 되자 그의 입장을 보다 잘 이해하게 되었고 그리하여 성인이 된 소년은 그 때 그 시절을 다시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소년이 살던 마을에는 좀머라는 이가 살고 있었다. 어두운 색의 외투를 입고 커다란 배낭을 짊어지고 기다란 지팡이를 쥔 채 오직 걷기만을 하는 사람... 그가 바로 좀머씨였다. 전쟁 직 후 마을 사람들은 먹을 것을 얻기 위해 땔감을 얻기 위해 배낭을 짊어지고 걷기를 반복하였다. 그리하여 그때는 배낭을 짊어지고 걷는 좀머씨의 행동이 조금도 이상할 것이 없는 평범한 풍경일 뿐이었다. 시간이 지나고 마을에는 버스가 다니게 되고 물자도 풍부해져 더 이상 배낭을 짊어지고 이 마을 저 마을을 걸어 다니는 사람은 보이지 않게 되었다. 그때부터 사람들은 좀머씨를 의아히 여기게 된다. 하지만 그러한 의아함도 얼마 지나지 않아 마을의 나무나 돌 따위와 같이 하나의 풍경으로써 사람들의 눈에 비추어지게 된다. `저 사람은 원래 그런 사람이야` 쯤으로 치부하며 사람들은 그의 존재를 망각한다. 이처럼 좀머씨를 바라보는 마을 사람들의 시각도 그 시대와 마을 사람들이 처한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그렇지만 소년은 그때의 좀머씨를 어른이 된 후에도 잊지 않고 이야기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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