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학]내가 받아온 교육과 여성으로서의 나의 정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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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학 시간에 썼던 자기 성찰 보고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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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받아온 교육과 여성으로서 ‘나’의 정체성>

고등학교 2학년 때 학교에서 ‘순결 서약식(이름은 사실 정확하게 기억이 안난다.)’을 한 적이 있다. 2학년 중에 유일한 합반이었던 탓에 우리 반은 성교육을 남학생들과 여학생들이 함께 받아야 했었는데, 그렇게 성교육을 함께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서약식은 여학생들만이 했었다. 그 서약식이라는 것이 진짜로 하늘에 맹세를 하는 거창한 것은 아니었고, 순결을 다짐하는 내용의 글이 써 있는 종이에 반, 번호, 이름을 적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그렇게 이름을 적고 나면 ‘순결사탕’이라고 하는 하트모양의 분홍색 사탕을 여러 개 줬는데 그 사탕이 정말 맛있었다. 그래서 내 짝꿍이 나에게 한 개만 달라고 졸랐던 것이 생각난다.
그 때는 사탕이 맛있어서 별 생각 없이 이름을 적었는데, 남자애들을 약 올리는 것이 재미있어서 여자애들만 이름을 적는 게 좋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래야 했나 싶다. 순결이라는 것은 남자에게도 여자에게도 중요한 가치이고, 여자가 순결을 지키려면 남자 역시 순결을 지켜야 할 텐데 어째서 여학생들만 이름을 적고 사탕을 받아 올 수 있었던 걸까?
내가 중학교 3학년 때, 학교 복도를 지나가고 있는데 어떤 여자 선생님이 날 보면서 “얘, 넌 왜 그렇게 가슴을 내밀고 다니니? 여자애가 부끄럽지도 않니?”라고 말씀하셨던 적이 있었다. 그 선생님이 지나가다 아무렇지 않게 내뱉은 한 마디는 사춘기 시절의 나에게는 굉장히 큰 충격이었고 나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그 선생님 덕분에 나는 중학교 때부터 굉장히 ‘신경 써서’ 허리를 구부정하게 하고 걸어 다녔고, 지금도 그 걸음걸이가 조금 남아있다.
보통 어른들은 남자아이들에게는 ‘어깨를 펴고 당당하게 걸어라.’라고 하고, 여자아이들에게는 ‘여자답게 조신하고 얌전히 걸어라.’라고 한다. 하다못해 짧은 단어 하나조차 ‘성큼성큼’은 남자들의 걸음걸이라는 이미지로, ‘사뿐사뿐’은 여자들의 걸음걸이라는 이미지로 다가온다. 왜 남자들은 성큼성큼 걷고 여자들은 사뿐사뿐 걷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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