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실언니 비평문-삶 그 자체로서의 아동문학

소개글

몽실언니를 읽고 비평한 글입니다. 단순히 독서 감상문이 아닌 비평문으로 아이들 독서지도와 연관지어 썼습니다.

목차

1.리얼리즘과 아동문학으로서의 『몽실언니』
2.인물을 통해 드러내는 화해의 정신
3.『몽실언니』와 여성의식

본문내용

자료를 찾아보다 드문드문 지면상의 짧은 일화로 만날 수 있었던 권정생님은 욕심이 없는 사람, 자신의 삶을 통해 불행한 우리 현대사를 아프게 겪어온 사람, 평생을 외로움과 함께 살아온 사람이었다. 『몽실언니』는 불행한 현대사를 관통해 온 그의 삶 그 자체를 그려내고 있었다. 권정생은 원고를 쓰는 내내 고통스러워했다고 한다. 몽실의 삶은 기억하기도 싫은 그 자신의 삶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억장이 무너져 내린다!` 언젠가 나는 동화를 비평하는 모임에서 `권정생론`을 이렇게 단 하나의 문장으로 써낸 적이 있다. 인간 권정생을 보든 그의 작품을 보든, 내 솔직한 심정이 그 한 마디 말고는 달리 할 말이 없었다.

나는 흐릿해져가는 10년 전의 기억 속에서 다시 『몽실언니』를 꺼내 보고나서 말 그대로 ‘억장이 무너져 내림’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그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찾아 읽어 내려가면서 또 한 번 억장이 무너져 내리고 코가 시큰해졌다.
배고픔을 이기지 못해 도망가는 어머니. 의붓아버지 밑에서 천덕꾸러기가 되어버린 몽실이. 새 아버지의 구타로 몽실이는 절름발이가 된 채 쫓겨나고 만다. 아버지에게 돌아온 몽실에게는 새어머니가 생기고 배다른 동생이 태어난다. 새어머니 북촌댁은 몽실이를 아껴주지만 얼마 후 그녀마저 동생 난남이를 남겨두고 숨을 거둔다. 몽실은 식모살이를 하며 동생을 거둬 먹이고 전쟁터에서 돌아온 아버지는 다리를 다쳐 불구의 몸이 되어 있다. 도리어 짐이 되어 돌아온 아버지, 동냥을 하여 아버지와 동생을 먹여 살리던 중 친 엄마마저 세상을 뜬다. 의붓아버지에게서 생겨난 동생까지 이제 몽실의 몫이다. 아버지의 병이 악화되어 몽실이는 무료로 병을 고쳐준다는 병원이 있는 부산으로 찾아가지만 보름이 넘도록 길바닥에서 기다리던 몽실의 아버지는 비가 오는 날 진찰도 받지 못한 채 죽는다. 그 후 몽실이는 난남이를 데리고 양공주 집에 식모로 들어간다. 그리고 난남은 부잣집 양녀로 입양을 가게 된다. 도무지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삶. 그래도 몽실은 살아야 한다고, 사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몽실언니』는 이렇듯 사실적으로 일제 식민지 해방 직후부터 한국전쟁 무렵을 주된 배경으로 삼아, 어린 소녀 몽실이 가혹한 현실을 견디고 이겨나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이 이야기는 비단 작가의 ‘개인사적 체험’ 일 뿐만이 아니라 그 시대부터 이 땅에 살아온 세대라면 모두 경험해왔을 우리 민족의 체험일 것이다.

참고 자료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91.
원종찬, 동화와 어린이, 창작과 비평사, 2004.
원종찬, 아동문학과 비평정신, 2001.
권정생․이오덕, 살구꽃 봉오리를 보니 눈물이 납니다-이오덕과 권정생이 주고받은 아름다운 편지, 한길사, 2003.
선안나, 『 몽실언니 』의 페미니즘적 분석, 한국문예비평연구 8권-단일호, 2001.
류덕제, 학습자 중심 문학교육의 이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