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성란 작품감상문

소개글

[푸른수염의 첫번째 아내] 와 [옆집여자]에 나오는 단편을 가지고 쓴 감상문이다.
삿뽀로여인숙에서 부터 변화하는 그녀의 작품세계에 관심이 있다면,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 작품들이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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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제목부터가 범상치 않았다. 푸른수염의 첫 번째 아내라. 푸른수염의 아내들은 제일 마지막의 그녀 빼고는 다 죽임을 당해서 집안의 한 방에 고기처럼 널려있지 않았던가. 푸른수염빼고는 들어갈 수 없는 비밀의 방에 말이다. 그 제목만큼이나 이 책은 자신의 모습을 가리고 있다. 겉으로 보이는 것을 쫓아가게 하면서 정작 속을 감추고 있다. 작가가 깊숙이 감춰두고 있는 것이 무엇일까.
겉으로 드러나는 것으로는 행복의 허상, 자신이 알고 있던 것은 거짓된 모습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인물과 사건이 나온다. 그리고 굉장히 실질적인 내용을 다루는데 그 와중에서 환상적인 상태로 건너가는 모습을 보인다. 마지막으로 가출을 하거나 실종된 인물들이 남긴 메시지가 있다. 그림이라든지 플라스틱 의지 같은 것 말이다.
먼저 첫 번째 의문부터 짚어보자. 이 작품에서 거짓된 모습들이 많이 나온다. 아내인 자신 말고 남자애인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푸른수염의 첫 번째 아내’와 병든 아이보다 개와 마당이 있는 집에 관심을 가지는 ‘저 푸른 초원위에’가 그렇다. 그들의 관계는 거짓 결혼이었고, 거짓된 행복이었다. 푸른수염의 첫 번째 아내가 믿었던 결혼과 그것의 상징이었던 오동나무 장롱은 그들의 거짓 결혼을 입증하는 것으로 이름을 떨쳤고, 개를 찾느라 아픈 아이를 방치했던 부모는 아이의 실종으로 그 값을 치러야만 했다. 그들이 쫓았던 행복만큼이나 그 결과는 상처로 돌아왔다. 작가는 누구의 잘못이라고 입을 열지 않았으나 그 침묵이 더 날카롭게 다가온다. 어쩌면 그들은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행복을 추구했다는 것 자체가 죄라면 말이다. 그것으로 인해 다른 사람의 삶을 망쳐버린 것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면 말이다. ‘도대체 나는 무슨 잘못을 했을까.’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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