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백석 내가 이렇게 외면하고 감상문

소개글

작품에 대한 세심한 감상문입니다. 좋은 평가를 받은 레포트니 참고하셔도 도움이 될거라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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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별다른 이유도 없이 온몸이 흥겨운, 그런 날이 있다.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이 간지럽고, 길옆의 꽃 한 송이가 더없이 아름다워 보이는 그런 날. 길 가를 지나는 사람들은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던 사람들인 듯, 반갑고, 파란 하늘 위에 떠 있는 구름은 그렇게 가볍고, 평화롭게 보일 수가 없는, 그런 날. 대개 이런 느낌이나 감정은 누군가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을 때 들게 되지만, 살다보면 꼭 그렇지 않아도 문득문득 나를 둘러싼 작은 것들에 행복을 느낄 때가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고등학교 때 그런 감정을 종종 느꼈다.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고, 그 사람이 자주 지나가는 거리를 걸어갈 때면 그런 감정에 휩싸이곤 했다. 그때는 이 시를 만나기 전이었고, 서정윤 시인의 「홀로서기」란 시를 자주 되뇌었을 때이다.

“만남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다./ 가슴이 아프면/ 아픈 채로,/ 바람이 불면/ 고개를 높이 쳐들면서, 날리는/ 아득한 미소.” 서정윤, 「홀로서기」中

가을이었고, 코스모스가 길옆에서 한들거리며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나의 이마를 살짝살짝 건드리는 미풍이 더없이 간지럽고 포근했다. 그때 난, 그 아이를 생각하고 있었고, 이 시를 입으로 중얼거리던 장면이 아직도 나의 뇌리 한 구석에 강렬하게 남아 있다.
백석의 「내가 이렇게 외면하고」를 읽으며 나는 서정윤의 위 시를 떠올렸고, 나의 풋사랑의 기억을 떠올렸다. ‘내가 외면하고 거리를 걸어가는 것’이 ‘잠풍 날씨가 너무 좋은 탓’이라고 시작하는 이 시는 일상의 자잘한 것들로부터 행복을 느끼는 정황이 별다른 꾸밈없이 진솔하게 표현되고 있다. ‘잠풍 날씨’라는 시어 선택도 참으로 절묘하다. 그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날씨인지는 잘 모르지만, 독자들로 하여금 분명 특정 이미지를 환기시킨다. 시어 선택의 탁월함이 역시나 돋보이는 부분이다. ‘가난한 동무가 새 구두를 신고 지나간 탓이고 언제나 꼭같은 넥타이를 매고 고은 사람을 사랑하는 탓이다’라는 2행은, 시인이 사랑의 감정을 품고 있음을 직접적으로 노출한다. 어떤 여인을 사랑했고, 그 감정이 주변의 작은 것들에 대한 행복감으로 전이되었을 것으로 쉽게 추측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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