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한비야,`지도밖으로 행군하라` 서평

소개글

한비야씨의 `지도밖으로 행군하라`에 대한 한장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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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이 책을 읽기 전에 내가 가진 저자에 대한 생각은 고등학교 시절 흥미롭게 읽었던 책에 나온 ‘세계 곳곳을 늦은 나이에 용기 있게 걸어 다니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교수님께서 이 책을 권하셨을 때에도, ‘이 사람이 가진 용기와 실천력’을 배우라는 의미인 줄 알았다. 그런데 서점에 가서 신간도서 코너에서 만난 저자는 예전의 모습과는 많이 달라진 모습인 것 같았다. ‘긴급구호’ 그것은 단순한 동정심이나 이타심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세계의 곳곳에 존재하는 인간생존의 위협, 그 위협을 초래하는 요소들, 그리고 그 생존의 위협을 극복하는 방법들에 대한 확신과 실천이 있어야만 할 수 있는 것이었다. 이러한 의미에서 저자 한비야 씨의 삶에 마음속의 박수를 보낸다.
이 책에서 가장 심장에 꽂이는 내용은 (물론 저자의 ‘긴급구호’에 대한 많은 경험들, 느낌들도 매우 감명 깊었다) 역시 내가 세계를 어떻게 해석하고 내 삶의 방향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와 관련된 것이었다. 그것은 바로 책의 후기에 나오는 ‘수도꼭지를 잠그는 일’과 ‘복도치우는 일’로 표현된 것이었다. 즉, 책의 중간 중간에서 저자가 자신의 활동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과 표현에 대해서 잠깐 언급한 것과 같이, 세계의 대세를 뒤흔드는 존재가 물을 틀어 어지럽힌 복도를 치운다는 것이 과연 얼마나 의미 있을까에 대한 생각이다. 나의 결론은 ‘의미 있는 것’이었다. 그것도 큰 의미가 있다. 당장 눈에 보이는 인간 생명의 위협에 맞서 최소한의 생존을 지켜내는 일은, ‘인간의 생명의 존엄’과 ‘생명의 보장을 넘어 인간 존재에 대한 가치를 실현하는 가능성을 만든다’는 차원에서, 그 일에는 어떠한 가치절하도 있어서는 안 된다. 두 번째, 더 중요한 사실을 우리는 생각해야 한다. 저자가 표현한 ‘어두운 세상에서 촛불을 누군가에게 건네는 일’에 대한 생각이다. 나의 결론은 그 일은 그 일 만으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는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긴급구호자가 되지 못하는 이치와 같다. ‘어두운 세상을 밝히는 일’은 세상에 있어서의 모든 폭력과 억압, 차별과 소외, 그리고 비인간성을 극복하고 자유와 평등, 그리고 인간존재의 존엄성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며, 그 방법에는 기본적으로 여러 가지 스펙트럼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긴급구호’는 그 하나의 방법이다. ‘긴급구호’는 ‘복도청소를 하는 일’이지만, ‘수도꼭지를 잠그는 일’과 떨어져서 생각할 수 없다. ‘어두운 세상을 밝히는 일’은 그 다양한 방법들이 한데 어우러졌을 때 가능한 것이다.
여기서 잠깐 내 이야기를 하자면, 나는 그동안 ‘수도꼭지를 잠그는 일’에 관심을 가져왔다. 그것은 ‘어두운 세상을 밝히는 일’을 사람들의 일상 속에서 해내는 일이다. 현대에 있어서 어두운 세상을 만드는 요소인 ‘폭력, 업압, 차별, 소외, 상품화, 비인간화, 인간 존재의 상실’과 같은 문제에 있어서 보통의 사람들은 대부분 반대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어떠한 이유에서건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우리의 고전에서, 그리고 수업시간에서 배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또한 사람들은 일상 속으로 돌아와서는 그러한 어두운 것들을 무심코 수용하거나 심지어 그것을 서슴없이 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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