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순이삼촌을 읽고
- 최초 등록일
- 2007.01.15
- 최종 저작일
- 20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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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우리 모두의 상처... 현기영의 `순이삼촌`을 읽고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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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어떤 작품이든, 만나게 되는 계기가 다양하고 느끼게 되는 감동도 다양한 법이다. 현기영의 `순이삼촌`이란 작품과의 만남도 그랬다. 문학이든 역사든 한 발짝 비켜 서 있는 방관자인 나에겐 낯선 작가요 작품이었지만, 제주에서 공부하게 된 입장에서 제주 4ㆍ3사태에 관련된 작품이란 말 한마디에 호기심이 갔다. 그래서 현기영의 작품집을 찾아 손에 들고 어디에 `순이삼촌`이 있나 떠들어 보다가 그 길로 한숨에 오십 쪽 정도의 이야기를 읽어 버렸다. 어쩌면 다행이게도, 그 바람에 작가가 제주도 출신이란 표지 안쪽의 소개 글을 얼핏 본 것 말고는 작가의 사진이나 해설 등이 주는 선입견으로부터 자유롭게 작품을 대할 수 있었다.
현기영의 `순이삼촌`에서 순이삼촌은 누구나 의당 생각하는 것처럼 남자가 아니다. 작자의 고향에선 남자 여자를 불문하고 촌수 따지기 어려운 친척 어른을 삼촌이라 부르는 풍습이 있다는 설명에 이르러 우리의 선입견이 깨지는 가벼운 충격을 경험한다. 그 `순이네 삼촌`이 아닌 `순이삼촌`이란 56세 여인의 자살을 계기로 들여다보게 되는 제주의 비참한 현대사인 1948년 제주 4ㆍ3사태의 연장선상에서 벌어졌던 1949년 1월17일의 양민 학살사건을 고발하고 있다.
작중 화자인 `나`는 서울 대기업 부장으로, 음력 섣달 열여드레인 할아버지의 제사에 맞춰 8년만의 귀향길에 순이삼촌의 자살 소식을 접한다. 순이삼촌은 바로 두 달 전 까지 서울 `나`의 집일을 봐 주러 왔다가 `나`의 식구와의 불편했던 일년 가까운 생활 끝에 귀향했던 터라, `나`는 가책과 후회의 감정에 빠진다. 친척어른과의 이야기를 통해 삼촌의 죽음의 연원이 30년 전의 학살사건에 닿아있음을 알게 된다. 그 당시 일주도로변에 있는 순이삼촌네 밭처럼 옴팡진 밭 다섯 개에는 죽은 시체들이 허옇게 널려 있었다. 밭담에도, 지붕에도, 듬북눌에도, 먹구슬나무에도 어디에나 앉아 있던 까마귀들. 까마귀만 시체를 파먹은 게 아니었다. 마을 개들도 시체를 뜯어먹고 다리 토막을 입에 물고 다녔다. 순이삼촌은 그 학살 현장에서의 유일한 생존자였고 두 아이를 잃었다. 그리고 지서에 끌려가 남편의 행방을 대라는 닦달 끝에 옷을 벗기웠다. 어이없게도 간밤에 남편이 왔다 갔는지 알아본다는 핑계였다.
순이삼촌은 그 때의 충격으로 경찰기피증 결벽증 등 신경쇠약을 앓아왔던 것이고 `나`의 집에서의 일년 가까운 생활동안에 보였던 피해망상으로 인한 불협화음과 지독한 결벽증도 그 곳에 뿌리를 두고 있었던 것이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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