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의 미로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 영화감상문

소개글

판의 미로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 영화감상문

목차

없음

본문내용

“야 돈 내고 안 봐서 정말 다행이다. 돈 내고 본 사람은 어떡하냐?" 영화 "판의 미로 -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 엔딩 크래딧이 올라 갈 때 중학생 또래로 보이는 아이들 무리 중 한 여학생의 자그마한 읊조림이 들렸다. 사실 그 순간 난 너무 아프고, 슬프고, 아쉬워서 이 회색 빛 가득한 아름다운 영화에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 여학생의 불평에도 불구하고 나의 눈물은 멈추지 않았고 사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겠지만 나도 모르게 손을 들어 얼굴을 슬며시 감춘 채 슬픔의 유희를 즐기고 있었다. 아마 이 영화 "판의 미로"는 조만간 우리나라 극장가에서는 쓸쓸한 여운을 남긴 채 사라질 것이다. 그렇지만 누군가에게는 보석 같은 명작으로 오랫동안 남을 것이다.

냉정히 말해 그 여학생의 영화에 대한 평은 틀린 것이 없다. 마법 학교와 호빗, 옷장 속 환상의 세계에 익숙해진 어린 관객들의 눈에 이 잔혹한 환타 지 영화는 재미없게 느껴질 것이다. 환타지로 한껏 포장된 마케팅 속에서 기존의 "해리 포터",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향수를 찾고자 하는 관객들에 게 "판의 미로"는 아마 차고 잔인한 배반자로만 느껴졌을 것이다. 세계사 시간에 공부를 열심히 했거나-물론, 나 역시 중고등 시절 세계사 시간에 스 페인 내전이 언급되었던가에 대해서는 확신이 없다-평소 세계사에 관심이 많은, 그렇지 않다면 인생에 대한 경륜이 조금이라도 있어야지만 "판의 미 로"의 세계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앞서 말한 대로 "판의 미로"의 시대적 배경은 스페인 내전으로 20세기 세계사의 가장 비극적인 사건 중 하나라 고 한다. 파시스트로 대표되는 국가주의자와 자유, 평등으로 대표되는 공화파간의 내전으로 100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으며 스페인이 아닌 다른 나 라 젊은 청년들도 국제 의용군이 되어 자신들의 신념을 위해 스페인에서 피를 흘린 전쟁이라고 한다. 결국 파시스트 프랑코 정권이 승리하고 장기 독 재 체제를 수립하였으나 2003년에 스페인 의회에서 프랑코 정권을 군부 쿠데타로 규정했다고 한다. 마치 우리나라 현대사의 일부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이런 비슷한 시대의 아픔을 가지고 있는 우리는, 적어도 그 아픔을 조금이나마 알고 있는 사람은 "판의 미로"에서 지금까지 우리가 겨울철 시즌에 보던 환타지 영화와는 다른 뭔가를 발견 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 자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