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찰 - 선비의 마음을 읽다
- 최초 등록일
- 2007.04.03
- 최종 저작일
- 20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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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심경호님의 책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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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장현광(張顯光)은 벼슬에 나가지 않고 고향에 은둔해 있는 권극립(權克立)에게, 중대한 사업이란 멀고 높은 데 있지 않다고 말하였다. 흔히 인간이 일생 이루어야 할 불후의 사업이란 덕을 수립하거나 공을 수립하거나 말을 수립하는 일이라 한다. 하지만 장현광(張顯光)은 그렇지 않다고 하였다. 고요하고 그윽하게 거처하는 가운데 학문의 이치를 스스로 터득하고, 몸가짐을 바르게 지니고 가정에 올바로 거처하여 역시 나름대로 적절한 규모와 일정한 정도로 수립하는 바가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사업이라고 말하였다. 지식인 일반을 선비, 사인(士人)이라고 부른다. 선비에는 사대부(士大夫), 처사(處士), 지사(志士)의 구별이 있다. 그 중 관직의 뜻을 버린 선비를 처사(處士)라고 한다. 처사(處士)들은 ‘세간의 대우를 받느냐 안 받느냐.’하는 문제로부터 초연하였다. 다만 자칫 처사(處士)의 집안은 향촌에서 입지가 약화될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처사(處士)로서 권극립(權克立)은 권세와 이익(李翊) 때문에 평정심을 잃지 않은 것 같다. 그렇기에 세간인들에게 욕심을 가라앉히고 불의에 타협하지 않는 용기를 심어준 전형일 수 있었다.
바람 잘 드는 마루를 벌써 쓸어놓고 기다리오. -허균(許筠)이 권필(權韠)에게 내방을 권한 간찰(簡札)
허균(許筠)은 자신이 사귀던 문인들 가운데 앞의 다섯 명인과 뒤의 다섯 명인들을 골라 논평하였는데, 그 가운데서 권필(權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석주(石洲)는 천하의 인물이라. 재주가 임금을 도울 만 했거늘, 포부를 펴려 하지 않고, 궁벽한 골짝에서 굶주리길 달게 여겼네.”
다음 혀균의 간찰(簡札)은 권필(權韠)이 42세 때 현석촌으로 돌아온 뒤 보낸 것이다.
...... 못에는 물결이 출렁이고 버들 빛은 한창 푸르며, 연꽃은 붉은 꽃잎이 반쯤 피었고 녹음은 푸른 일산에 은은히 비치는구려. 이즈음 마침 동동주를 빚어서 젖빛처럼 하얀 술이 동이에 넘실대니, 즉시 오셔서 맛보시기 바라오. 바람 잘 드는 마루를 벌써 쓸어놓고 기다리오.
권필(權韠)의 시는 자연스럽고 사랑스러우며 오래도록 여운을 남겼다. 그래서 마치 화장하지 않은 절대가인이 구름도 막을 듯한 목청으로 우조와 계면조를 촛불 아래 부르다가 노래를 미처 끝내지 않고 홀연 나가 버리는 것과 같다. 이는 허균(許筠)이 평한 말이다.
권필(權韠)은 허균(許筠)에게 ‘궁핍한 날의 벗’이었다. 권필(權韠)이 죽은 뒤 허균(許筠)의 정치적 삶은 매우 위태로웠다. 1617년에 왕의 신임을 얻어 좌참찬으로 승진하였다. 그의 모습은 승승장구하는 듯 보였으나 그의 내면은 평온하지 않았다. 권신의 행태에 불만을 가졌으며, 나라의 안위가 염려되었다. 이듬해 허균(許筠)은 반란을 계획하였다는 죄목으로 참형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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