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의 소설분석 (문학적 용어 사용) : <화장>

소개글

현대소설론 시간에 나병철의 소설의 이해라는 책을 교재로 배웠습니다.
소설 이론이 적혀져 있는 책이었고,
그 이론을 실제 작품에 적용시켜 소설을 이해하고자 한 과제물입니다.

목차

없음

본문내용

힘들었던 아내의 투병 생활에 비해 그녀의 죽음은 지극히도 평화로웠고 편안했다. 죽음을 향해 온순히 투항한 아내, 심전도 계기판의 하찮은 소리 그리고 휴대폰의 꺼지는 소리는 가볍기 그지없었다. 그에 반해 내 몸 자체는 너무도 무거웠다. 나는 방광의 무게에 짓눌려 아내의 시신이 누워있는 침대 뒤를 따라가지 못한다. 몇 방울의 붉은 오줌 방울들, 그 오줌이 빠져나올 때의 고통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아내의 뇌종양은 일종의 생명현상이었고 내가 앓고 있는 전립선염은 노화현상의 하나였다. 점점 생기를 잃고 생명력을 잃어가는 자는 아내가 아니라 바로 나였을 것이다. ‘나’는 회사의 기둥이자, 집안의 가장이자, 아픈 아내를 보살펴야 할 의무가 있는 남편이다. 아내의 뇌종양, 추은주, 여름광고마케팅은 나의 방광을 계속해서 짓눌러 댔다. 아내는 완전히 뒤바뀐 냄새의 세계에서 마지막 날들을 숨 쉬고 있었다. 자신의 똥에서 발산하는 지독한 악취에는 무반응을 보이면서도 아이스크림에서 구린내가 난다고 하는 등 후각이 완전 뒤바뀌어 버렸다. 어쩌면 우리가 고정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어쩌면 진리라고 생각하고 있는 이 세상, 관념, 이념들이 애초부터 正이 아니었던 건 아닐까? 아내를 소각한 날에 추은주는 퇴사를 하였다. 내 머릿속을 걸어 다니던 추은주는 방광에 가득 차 있던 오줌마냥 쪼르륵 쪼르륵 빠져 나갈 것이고 방광을 짓누르던 아내 또한 없어졌으니 나는 편하게 그리고 가볍게 잠이 들 수 있을 것이다. 아내의 시신의 소각은 먼지처럼 가벼워지는 것을 의미한다. 즉 火葬과 化粧은 가벼워진다는 것에서 동일선상에 놓인다. ‘내’가 선택하는 화장품 여름 광고 이미지 문안이 ‘여름에 여자는 가벼워진다.’임을 보면 알 수 있다.

참고 자료

참고 및 인용(밑줄) : 소설의 이해 나병철 지음 (주)문예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