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lly Elliot (어머니를 만나고픈 접신의 춤-하이데거의 `있음`과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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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어머니`
빌리의 어머니는 돌아가셨다. 피아노 위에는 빌리네 가족이 행복했던 시절에 찍은 가족사진이 있다. 사진틀 안에서 건강한 모습으로 밝게 미소 짓는 저 어머니는 지상에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말하자면 `있는 것`으로서의 어머니는 죽음으로써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 어머니의 `있음`마저 없어져버린 것인가. 하이데거에 따르면 없어진 것은 `있는 것`으로서의 어머니이지, `있음`으로서의 `어머니`는 아니다. 여전히 `어머니`는 존재한다. 이 영화는 마치 `없는 것`처럼 존재하는 `어머니`를 만나려는 빌리 만의 특별하면서도 처절한 방식을 보여준다. 그 방식이 바로 발레인 것이다.

어머니를 만나기 위한 접신술
결국 우리는 이렇게 말해야 한다. 빌리에게 문제는 발레가 아니었다. 그에게는 발레 너머에 발레를 통해 도달하려는 어떤 것이 있었다. 그것은 `있는 것`이 아니라 `있음`이었다. `있음`은 우리에게 `있는 것`을 통해서만 드러날 수 있다. 여기서 빌리는 두 가지 사실과 마주해 있다. 첫째는 `있는 것`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즉 사진속의 어머니는 죽었다는 것이고 둘째는 당연히 있는 것들과 만나는 보통의 방법으로는 `있음`에 이를 수 없다는 것, 곧 어머니가 남긴 편지나 피아노 따위로 마음속의 `어머니`를 생생한 모습으로 만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결국 빌리의 선택은 춤, 저 격렬한 몸놀림, 접신술로서의 발레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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