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날개-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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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에 다닐 때 이상의 ‘날개’를 처음 읽었다. 그 때 받은 느낌은 ‘난해하다’라는 것이었다. 대부분의 소설들이 대강의 줄거리를 가지고 서술해 나가는 반면 ‘날개’에서는 주인공의 의식의 흐름에 따라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전개라는 말까지도 무색할 정도로 ‘날개’에서는 주인공의 의식 세계만이 쭉 나열되어 있다. 대학생이 되어 다시 읽어 본 ‘날개’는 처음의 느낌처럼 ‘난해’하지만은 않았다. 이상이 마치 자신의 내면세계를 서술하는 듯한 이 글에서 전에 발견하지 못했던 점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 글은 줄거리가 명확히 드러나기 보다는 주인공인 ‘나’의 내면 서술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그 줄거리와 내용을 파악된다. 흔히 하는 말대로 정말 난해한 서술방식이다. 하지만 그 속에서 주인공의 위치와 심리상태, 아내와의 관계 등을 알아 챌 수 있다.
주인공은 몸을 파는 아내에게 의존한 채 살아가는 무기력한 지식인이다. 끊임없이 생각하고연구하지만 얻는 결론은 없는 슬픈 지식인이다. 그러한 ‘나’는 부인이 외출한 틈을 타 부인의 방에 와 부인의 화장품냄새를 맡아보기도 하고 돋보기 놀이도 하며 혼자 논다. 어두컴컴한 자신의 방과 대조되는 아내의 빛이 들어오는 밝은 방, 그리고 어두운 자신의 단벌 옷과 아내의 화려한 차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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