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주요섭 <사랑손님과 어머니> 표층심층 분석

목차

1. 작가 살펴보기
2. 작품 살펴보기
3. 결론 ․ 정리

본문내용

(5) 갈등구조
- 이 소설에는 두 종류의 갈등구조가 있다고 생각된다. 그것은 욕망과 현실 사이에서의 갈등을 말한다. 이 대상들이 실제로 대립을 한 것은 아니지만 주인공의 좌절여부에 따라 정리해 볼 수 있다.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사랑손님과 아버지 사이에서의 어머니의 갈등
: 사랑손님과 아버지의 대립구도 ⇒ 사랑손님의 패배
옥희의 어머니는 ‘사랑손님’이라는 욕망의 대상을 성취하고 싶어 하지만 ‘옥희 아버지’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갈등하다가 ‘사랑손님’을 포기하게 된다. 옥희 아버지는 옥희 어머니의 사랑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재가 금지와 정절’을 상징하는 대상이기도 하다. 만약 사랑손님이 옥희 어머니로 하여금 모든 것을 포기할 수 있게 할 만큼 강하게 옥희 어머니의 마음을 빼앗았다면 이야기는 달라졌을 것이다.

② 당시 봉건적인 사회구조 속에서의 어머니와 사랑손님의 갈등
: [사랑손님과 어머니] 와 [당시의 사회]의 대립구도 ⇒ [사랑손님과 어머니]의 패배
만약 사랑손님과 어머니가 좀 더 용감(?)했다면 사회의 눈총을 무릅쓰고서라도 그들의 사랑을 이루었을 것이다. 하지만 소설에서는 둘 다 갈등하다가 좌절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즉 이들이 당시의 윤리관과 이념을 극복하지 못하고 좌절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여섯 살 어린아이의 눈으로 아름답게 포장된 이 소설에는 이상(以上)의 커다란 갈등구조가 소설 전체에 깊이 깔려있다. 그리하여 이 소설을 단순한 사랑이야기로 볼 것이 아니라, 당시 봉건적인 사회구조의 부조리함과 잔인함을 고발하고, 거기에 저항하다 좌절하는 힘없는 민중(?)의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봐야한다는 주장도 매우 설득력 있게 제시되고 있다. 더 나아가, 그렇기에 그런 이 작품에서 사건의 실태를 다 가리는 여섯 살짜리 여자아이를 서술자로 선택한 것은 큰 실수라는 주장도 제시되었다. 하지만 내 생각으로는 여섯 살짜리 아이의 눈으로 이야기를 그리는 것은 평범한 서술자를 선택하는 것보다 훨씬 힘든 작업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런데 굳이 이런 시선에서 작품을 그린 것은 작가의 생각이 ‘심각한 문제를 다루기보다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그리고 싶어 했기에’ 이렇게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이 소설이 창작된 시기(時期)는 구시대의 관념과 새로운 가치관이 강하게 충돌하던 시대였다. 이 말은 사람에 따라, 자신의 환경에 따라 각각 다양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었던 시대라는 것이고 그런 가치의 대립이 심했던 시대라는 것이다. 아마도 작가는 신문물을 매우 많이 접하는 삶을 살았기에 ‘과부의 재가 금지’라는 당시의 윤리관에 불만을 갖고 있었고, 그렇지만 그것을 강한 어조로 드러내기 보다는 돌려서 말하는 방법을 선택한 것 같다. 즉 다시 말하자면 같은 인물과 대상과 사건을 가지고 작품을 그려도 작가의 보는 관점이나 의도에 따라, 조롱하는 시선으로 그린 것, 그들을 이해하는 시선으로 그린 것, 고발자의 시선으로 그린 것 등등 다양한 모습이 나올 수 있듯이, 이 소설도 정상적인(?) 사랑과는 다른 내용이기에 시대상과 맞물려 다양한 관점과 의도가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작가는 그런 기존의 가치관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지만 최소한 여기서는 ‘저항과 좌절’보다는 ‘절제의 美’에 대해 말하고자 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의도가 적절한 서술자 선택에 힘입어 효과적으로 구현되었다고 생각한다.

참고 자료

- 한국대표명작총서13‘주요섭’, 이태동, 도서출판 벽호, 1992
- 한국 현대소설의 이해와 감상Ⅰ, 홍태식, 문음사, 1996
- http://hanlover.pe.kr/sarangsonnim.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