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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며칠 전에 이성 친구랑 ‘향수-어느 살인자의 이야기’(이하 ‘향수’)라는 영화를 봤다. ‘향수’는 소설로 나온 책을 영화로 만들어 놓은 작품이다. 이 영화의 감독은 톰 튀크베어이다. 11살 때 첫 8㎜ 단편영화를 찍고 독학으로 영화를 공부한 톰 튀크베어는 지난 93년 첫 장편영화 ‘데들리 마리아’로 평단의 시선을 끈 뒤 ‘롤라 런’(1998)으로 독일감독 중 가장 창의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최근에는 여러 단편 영화를 합쳐 놓은 ‘사랑해 파리(2006)’라는 영화에서도 참여하여 하나의 작품을 만들었다.
영화 ‘향수’는 주인공이 자기가 좋아하는 여인의 향기를 영원히 간직하고 싶어 그 영원히 간직하는 방법을 알아내고 그 알아낸 방법으로 향수를 만든다는 점에서 드라마 장르라고 할 수 있지만, 여러 여자들을 살해하면서까지 그 향수를 만들기 위해 시체에 남아있는 체취를 가져가고 마지막에는 결국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여자까지도 살해하여 향수를 만드는 과정을 보면 스릴러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향수’는 드라마와 스릴러가 잘 어우러진 영화이다.
이 영화의 특징은 앞에서도 말했듯이 소설로 나왔었고, 베스트셀러가 된 작품을 영화화 한 것이다. 2년 동안 시나리오 작업을 했고, 영화 만드는 기간은 5년이나 걸렸다. 그리고 총 600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제작비가 사용되었고, 엑스트라만해도 5,200명이나 동원되는 등 엉첨나게 거대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영화의 줄거리를 소개하자면 대략 이렇다. 주인공인 장 바티스트는 생선가게에서 태어나 엄마로부터 버림을 받아 고아원으로 가게 된다. 장 바티스트는 자신의 냄새는 가지고 있지 않지만 아주 멀리 있는 것을 냄새로 찾을 수 있는 후각을 지니고 있다. 일을 하기 위해 갇혀있는 곳에서 처음으로 바깥세상을 나온 장 바티스트는 어느 여인의 향기에 이끌려 쫓아가게 되지만, 그 여인은 소리를 지르며 도망가게 된다. 장 바티스트는 계속 향기를 따라가게 되고 그 여인이 소리를 못 지를게 입을 막는 과정에서 의도되지 않게 죽는다. 장 바티스트는 놀라지만 그 향기를 잊지 않기 위해 향기를 맡고 또 맡는다. 이렇게 아쉬움을 남긴 채 다시 일을 하러 간다. 장 바티스트가 일을 하고 있는 곳의 마을에는 향수가게를 하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한 남자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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