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
< 최명희의 『혼불』과 서남방언 >
`ㅿ, ㆍ, ㅸ` 유지
→ `ㆍ`는 `ㅏ, ㅗ, ㅓ, ㅜ, ㅣ, ㅐ` 등으로 실현되며, 첫음절에서는 `ㅏ`로, 둘째 음절 이하에서는 `ㅓ, ㅜ, ㅡ, ㅣ, ㅐ` 등으로, 특히 설음, 순음, 치음 아래에서는 `ㅗ`로 실현된다. 서남방언에서 중세국어의 ‘’는 제1음절에서 대체로 ‘아’로 변화했으나 ‘ㅁ·ㅂ·ㅍ’등 순음(입술소리) 아래에서는 대부분 ‘오’로 변화했다. 등 순음 아래의 `ㆍ`의 대응하는데 ‘아/오’로 대응한다. `아`로 대응하는 지역은 완주, 익산, 옥구, 김제, 부안, 무주 등이고, `오`로 대응: 고창, 순찬, 남원, 정읍, 임실 등이다.
→ 어중 유성자음의 존재
주로 합성어나 파생어에 어중 유성자음 `-b-`, `-s-`, `-g-` 가 잔존해 있는 경우가 많다. `달버요`(달라요), `새비`(새우), 부서(부어), `여수`(여우), `무수`(무우), `멀구`(머루), `달갠다`(달랜다), ‘여시’(여우)
ㄱ. ‘ㅅ(ㅿ)` 유지형 : 가실(가을), 모시(모이), 여시/야시(여우), 나숭개(냉이), 잇어라(이어 라), 젓으니(저으니), 낫았다(나았다)으로 `ㅿ`는 마실·모실, 모솔(村), 가 실·가슬(秋) 등의 명사와, 짓다(作), 낫다 등의 용언에서 정칙으로 `ㅅ` 소리 로 실현된
목차
1. 작가
2. 혼불
3. 서남방언
< 혼불에 나타난 방언 >
※ 참고자료
본문내용
< 문학과 방언 ⇒ 『혼불』과 서남방언 >
1. 작가
- [문학기행] 최명희가 말한 `나의 혼, 나의 문학`
소설가 최명희는 95년 10월 31일 뉴욕 주립대학 한국학과 초청으로 뉴욕에서 강연했다. 다음의 글은 이 강연 내용을 작가 자신이 정리한 원고이다. 이 원고는 이 대학 고급 한국어 과정의 교재로서 채택되었다. 고인의 육성을 요약해서 옮긴다.
저는 이 (소설의) 흐름 위에 저의 사랑과 슬픔과 그리움, 절망, 그리고 모든 부르고 싶은 것들을 띄웁니다. 그리고 내가 만난 모든 이야기를 띄우고 싶습니다. 사람들만이 아니라 기후와 풍토, 세시풍속, 사회제도, 촌락구조, 씨족, 역사, 관혼상제, 통과의례, 주거형태, 가구, 그릇, 소리, 빛과 향기, 달빛, 어둠들을 빨아들여 흐르는 강물이 되기를 저는 감히 이 소설에서 원하였습니다.
상처야말로 생명의 상징이요, 흔적인 것입니다. 사람의 한 세상이라는 것이 금방 이슬이 돋아난 장미꽃처럼 피어나 끝끝내 시들지 않고 화려하게 만개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삶은 그런 것이 아니어서, 눈물 떨어진 자리는 썩게 마련이지요.
그 썩고 상한 자리가 너무나 아깝고 억울해서, 슬프고 분해서, 무엇으로도 위로 받을 수 없을 것만 같은 생각을 할 때도 있지요. 메워 보자고 부질없는 한숨으로 제 가슴의 구멍을 어루만지며 남 모르게 또다른 눈물을 떨구기도 할 것입니다.
제 마음 속에 어떤 풍경화를 저는 그리고 있었습니다. 나의 생애가 머금은 온갖 수모, 절망, 슬픔, 아픔, 상실, 배반, 억울함, 이런 것들이 한 세월을 견디며 어떤 무늬와 빛깔을 이루고 있을 것인가. 이 모든 풍경은 지금 다른 이들의 눈에는 어떤 모습으로 비칠 것인가. 나 자신의 생애와 작업, 그리고 내 조국의 역사와 운명도 진정한 완성을 위한 발효의 고통과 어둠을 필연으로 겪으며, 반드시 열릴 새 날의 시간을 익히고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미국의 한 도시 한국인 교회의 칠판에 적혀있던 한국말 「유관순」 「우리 나라 만세」 「삼일절」, 그 비뚤비뚤한 글씨가 가슴을 치던 감격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제가 오늘 서 있는 이 자리를 존재의 도근점(圖根点)으로 삼아 삶의 영토를 삼각 측량하면서, 흘러가는 시대의 물살에 오로지 진정을 다해 발효된 모국어 한 마디를 징검다리 돌 한 개로 박아 세우고자 합니다. 「언어는 정신의 지문」이며 「모국어는 모국혼(魂)」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참고 자료
「전남 강진방언의 음운론적 연구」 금전승 <전북대학교 교육대학원> 1994年.
『혼불의 문학세계』, 전라문화연구소, 소명출판, 2001
『혼불의 언어』, 장일구, 한길사,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