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인간연습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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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인간연습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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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연습>은 시기상으로는 <아리랑>, <태백산맥>, <한강>의 마지막을 잇는 소설로서 조정래가 보여준 최근 한 세기 동안 우리 민족의 발자취와 나아갈 길에 대한 이야기의 마무리라고 할 수 있다. 앞의 책들이 ‘민족’이라는 커다란 울타리에 분단과 사상문제를 넣고 바라보았다면 <인간연습>은 기본적인 배경은 분단의 현실과 사상의 대립이지만 개인의 입장에서 현실과 이상 간의 갈등을 조명하는데 그 초점을 두었다고 할 수 있다.
이 소설에서 가장 큰 사건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소련의 붕괴와 주인공인 ‘윤혁’의 친구인 ‘박동건’의 죽음이었다. ‘사상의 조국’이라고 여기던 소련이 붕괴한 충격은 같은 전향수인 ‘박동건’의 죽음을 돌아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사실에 이르러 ‘윤혁’에게 자신이 살아온 날들에 대한 회의를 품게 한다.

…속을 다 토해내는 것처럼 박동건의 한숨은 진하고 길었다.
“……그렇다면, 만약 그렇다면……, 우린 헛산 것이오.”
윤혁은 울먹이듯이 말하고 있었다. (중략) 그는 가슴속에 드높이 쌓아올리던 의지의 성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져 내리는 굉음을 듣고 있었다.… ‘한 잎 낙엽으로’ 17p


소련의 붕괴는 곧 사회주의의 몰락과 마찬가지였다. 소련뿐만 아니라 북한과 베트남의 빈곤은 ‘윤혁’이 그렇게 이상적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던 사회주의자체가 부정당하는 것이었다. 이론적으로는 흠잡을 데 없는 훌륭한 이론이었던 사회주의가 현실에서는 무너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여러 가지가 꼽히고 있다.
첫 번째로는 공산당의 일당독재체제이다. 비판과 견제가 없이 당이 절대 권력화하자 절대 권력은 반드시 부패하고 타락한다는 일반 진리에 따라 몰락을 자초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국가에 의한 계획경제체제는 거대한 관료제를 낳았으며, 이는 경제적 유인을 제거하여 경제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게 되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사람은 당이 일방적인 계획대로 작업을 배치하고 행동을 통제한 어리석은 자만을 비판했습니다. (중략) 자율성을 박탈하고 창조성을 파괴함으로써 성취욕을 꺾음과 동시에 노동의 질적 저하, 게으른 타성을 만연시켜 결국 몰락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입니다.… ‘밥먹는 철학’ 9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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