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순모음화 현상의 음운사적 연구

소개글

1.1. 머리말
모음체계의 관점에서 음운변화, 특히 원순모음화 현상을 이해하고자 하는 업적은 많이 발견된다. 그러나 이해의 바탕이 되는 모음체계가 각기 다르기 때문에 제시된 설명도 각기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또한 15세기 당시의 모음체계를 기술하기 위해 사용되었던 용어들에 대한 해석의 차이로 인하여 서로 다른 설명이 제시되기도 하였다. 두드러진 예로서, 15세기 당시의 ‘口蹙’이 현재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원순성’과 음성적 실질이 같은 것인지, 다른 것인지의 인식 차이에 따라 얻어지는 결과는 판이하게 다르게 나타난다. ‘口蹙’을 ‘원순성’을 이해하면, 근대국어에 이르러 원순성에 의한 대립이 약화되어 그 결과 원순모음화가 발생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이와 반대로 ‘口蹙’을 ‘원순성’이 아닌 다른 것으로 보게 되면, 근대국어에 이르러 원순성이 변별자질화하여 원순모음화가 발생하게 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이 글에서는 설축대립의 모음체계를 토대로 하여, ‘․’의 소멸로 인한 모음체계의 변천 과정에 따라 근대국어 시기에 발생한 원순모음화 현상을 고찰하고자 한다. ‘舌縮’을 舌根退行(혹은 舌根後縮)으로, 그리고 ‘舌小縮’을 舌根前進(〔ATR〕)으로 보아 ‘舌縮’ 대 ‘舌小縮’이 대립 관계를 유지하는 체계에서 ‘舌不縮’은 전설고모음의 위치에서 ‘舌縮’ 대 ‘舌小縮’의 대립을 보이지 않는 중립모음으로 존재한다. 그리고 ‘縮’이 근간을 이루는 대립체계에서 ‘口蹙’과 ‘口張’ 자질의 본질과 역할이 무엇인지를 밝힐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口蹙’자질과 원순모음화 현상은 밀접한 관계를 가지기 때문이다. 또한 모음체계가 여러 자질의 대립관계에 의하여 이루어진다고 할 때, 그들 대립관계의 위계적 역할이 무엇인지도 밝혀져야 할 것이다. 음운사적인 측면에서 볼 때, ‘ㅡ’가 ‘ㅜ’로 변하는 순행 원순모음화는 중세국어에서는 나타나지 않고 근대국어라는 특정 시기에 이르러 나타난다.

목차

1.1. 머리말
1.2 舌縮(〔ATR〕)대립의 모음체계와 口蹙 자질
1.3. 전후대립의 성립과 원순모음화
1.4. 결론

본문내용

이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중세국어의 모음체계에서 ‘ㅜ’와 ‘ㅗ’, ‘ㅡ’와 ‘ㆍ’, ‘ㅓ’와 ‘ㅏ’는 각각 중화적 대립체계를 이루지만, ‘ㅡ’와 ‘ㅜ’는 중화적 대립관계를 이루지 않기 때문에 ‘ㅡ’의 ‘ㅜ’로의 원순모음화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설명에서도 문제가 되는 것은 ‘口蹙’의 유무에 의해 대립을 이루는 ‘ㅡ’와 ‘ㅜ’, ‘ㆍ’와 ‘ㅗ’가 왜 중화적 대립관계를 이루지 못하는지를 설명해야 하는 어려움이 따른다. 중화적 대립관계를 이루지 않기 때문에 ‘ㅡ’가 ‘ㅜ’로 원순모음화하는 예들이 존재하고 있어서 또 다른 설명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문제들을 염두에 두고서, ‘ㅡ’의 ‘ㅜ’로의 원순모음화가 중세국어에서는 발생하지 않고 왜 근대국어 시기에 이르러 발생하게 되었는가를 고찰하고자 한다. 그러한 과정에서 설축대립의 모음체계가 전후 ․ 고저대립 체계로 바뀌어진 이유를 찾을 수 있으며, 중부방언권에서는 ‘ㆍ’의 ‘ㅗ’로의 변화가 거의 나타나지 않는데 반해서 남부방언권에서는 시기적으로 늦게 ‘ㆍ’가 ‘ㅗ’로 변화한 이유를 찾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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