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도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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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는 보면 볼수록 영화 같다. 시작부터 가슴을 뛰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 먼저 13인의 아해가 도로를 질주한다는 말에서는 무언가에게 쫓기는 듯 하는 긴박감을 느끼게 된다. 게다가 괄호까지 쳐서 길을 막다른 골목이 적당하다니, 뒤쫓아 온 누군가에게 잡히기 일보직전 아닌가. 뿐이 아니다. 사람들이라고도 대체해서 말할 수 있는 것을 아해(兒孩)라는 절대 공감 못할 용어로 이질적인 면을 부각시키고 있다.
제 1인부터 시작해서 제13인의 아해까지 차례대로 무섭다는 말을 내뱉는다. 내가 생각하기에 이 구절이 오감도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구절이 없다면 아마도 이 시에서 극대화된 공포감을 느낄 수 없지 않을까. 왜냐하면 ‘-무섭다고그리오’라는 말이 쌓이고 쌓여서 13번이나 되풀이 되고 있기 때문에 시를 읽는 나로서도 13번의 ‘무서움’을 되풀이해서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도망가다가 막다른 골목에 갇혀버린 13인의 아해가 뒤쫓아 온 이를 느끼며 무섭다고 외치고 있다. 저항할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이들은 그저 무서운 아해와 무서워하는 아해들 뿐인 것이다. (다른사정은없는것이차라리나았소)라는 괄호 문장이 바로 쫓아온 자를 다시 내쫓을 생각 따윈 하지도 않고 벌벌 떨고 있다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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