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남한산성 - 김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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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남한산성을 읽고 쓴 독후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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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어지간히 책을 읽지 않는 세태라고 부인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어제, 그리고 오늘, 모처럼 한 단행본 전면 광고가 일간지에 게재됐다. "작가 김훈, 조국의 치욕에 대해 입을 열다!"라는 거창한 제목으로 말이다. 글로 풍족한 생활을 할 수 있다는 파격적인 행복을 누린 작가와 작품은 김훈과 『남한산성』이다. 병자호란 당시 남한산성에 들어간 국왕 인조와 신하들의 47일간 스토리를 `말`이란 주제로 풀어쓴 소설이다.

저자 김훈에 따르면 "칼 겨눈 청나라에 대항해 성에 갇힌 조선의 무기는 오로지 말(言語)뿐이었다"고 한다. 항전을 주장했던 김상헌을 비롯한 주전파들에게 구체적인 대책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오로지 왕에게 싸울 것을 독촉하는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성바깥에는 25만명의 청나라 군사가 에워싸고 있는데도 성안은 버틸 양식도, 변변한 무기도 없는 고립무원의 상태였다. 따라서 주전(主戰)과 주화(主和)는 말과 말의 싸움일 수 밖에 없었다. 주전과 주화의 틈바구니에서 군사들과 백성들은 추위와 굶주림에서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을 겪었다. 그럼에도 조정은 체면치례는 해야한다고 새해를 앞두고 세찬(歲饌)으로 소 두 마리를 잡아 보냈다. 조선 관원이 보내온 쇠고기를 보고 용골대는 돌려보내며 일갈했다고 한다.

"성안에 소가 있었더냐? 가져가라, 너희가 돌구멍 속에 박혀서 얼고, 주린지 오래니, 가져가서 너희 백성들을 먹여라, 칸의 뜻이다."

소설 『남한산성』은 오래전 김훈 작가가 구상해온 작품으로 보인다. 2004년 초가을 펴낸 『자전거 여행2』의 「남한산성기행」은 일종의 예고편이라고 볼 수 있다. 작가는 "산성에 갇힌 47일 동안 조선 조정의 싸움은 거의 대부분이 언어를 통해 이뤄졌다"며 "임금은 삼남에 친서를 보내 근왕병이 달려오기를 재촉했고, 청군 진영으로 사신과 서찰을 보내 물러가 주기를 간청했고, 명나라로 국서를 보내 원병을 호소했다. 모든 언어행위는 무위로 돌아갔다"고 맺고 있다. 남한산성에서 농성은 전투도 아니고 협상도 아니며 투항도 아닌 `버티기`, `대책없는 견딤`이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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