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어학]감상문(박제천의시2편)

소개글

시인 박제천의 시 2편, <누군가 내게 말을 걸어왔다>, <내 시의 30년 단골들께>를 읽고 시인의 시세계를 고찰한 감상문이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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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길을 걷는다. 햇살 가득한 오후의 들판, 아마도 봄날의 오후라면, 움츠렸던 겨울의 터널을 지나칠 때쯤의 길이라면 더욱 좋으리라. 문득, 길가에 핀 ‘꽃’이 말을 걸어온다. 잠시 그에게 귀기울이자 저 뒤, ‘뒷짐지고선’ 나무가 툭 말을 내놓는다. 이제는 들판의 온갖 생물들이 말을 걸어온다. 때론 속삭임으로, 때론 노랫소리로.
시(詩)가 누군가에게 건네는 말 걸기라고 한다면, 위의 시 ‘누군가 내게 말을 걸어왔다’는 그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고 있는 작품이다. 들판의 ‘안개꽃’과 ‘미류나무’, 그리고 ‘잡초들과 메뚜기, 장소하늘소’ 가 전해준 말은 화자를 통해 더욱 증폭되어 혹은 새롭게 의미화 되어 타인들에게 전해진다. 그리고는 마치 스펀지에 스며들 듯 그 ‘말’은 창유리에서 햇빛으로, 집으로, 숟가락으로, 구름으로, 이웃들에게로 퍼져 나간다. 급기야 ‘죽음’에게까지. 태어남과 죽음, 슬픔과 기쁨……, 세계를 이루는 본질적인 것들에게까지 전달된 그 말은 이제 다시금 시작되고 있다. ‘나는 너에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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